여름철 영화 성수기를 앞두고 다양한 장르의 화제작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최근 개봉된 우리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과 ‘첫사랑사수궐기대회’, 외화로는 ‘주온’과 ‘미녀삼총사2’가 눈길을 끈다.
이 중 ‘맛있는…’은 평범한 젊은 남녀의 침대속 이야기를 통해 신세대의 애정관을 다룬 에로물. 15편의 에로비디오를 찍은 봉만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몸으로부터 시작하는 데는 일치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는 남녀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자는 마음 따라 몸이 가고, 남자는 마음 없이도 섹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신아(김서형 분)와 동기(김성수 분).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무 것도 아는 게 없는 이들은 우연찮은 사건으로 이별을 결심한다.
이 영화는 분위기 있는 배경음악을 흘렸던 통상적인 에로무비와는 달리 음악은 배제한 채 실제 ‘소리’를 강조하며 현실감을 높이고 있다. 그래서 매우 ‘자극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봉 감독은 이 작품에서 신아라는 여성을 통해 남녀 사이에 다르게 흘러가는 섹스와 사랑의 흐름을 담아내려 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애로물의 한계는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첫사랑사수궐기대회’는 유쾌한 코미디다.
무엇보다 차태현과 이미 ‘가문의 영광’에서 의외의 코믹연기를 보여줬던 유동근, 청순가련형의 대명사 손예진이 우스꽝스런 표정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뒤집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차태현의 뽀글뽀글 아줌마 파마와 ‘살벌한’ 사투리, 손예진의 아찔한 비키니 장면은 ‘첫사랑…’에서만 볼 수 있는 활력요소다.
일매와 문제아 태일은 태일의 어머니 젖을 함께 먹고 자란 젖동무. 태일은 목숨걸고 일매와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한다.그러나 태일의 고교 학생주임인 일매의 아버지는 쌍수를 들고 이들의 관계를 부정하고 훼방놓기 위해 전국 30만등의 문제아 태일에게 3000등 안에 드는 우등생이 되면 일매를 주겠다고 약속하는데….
일본영화 ‘주온’은 섬찟한 포스터부터 관객을 압도하는 공포작이다.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각본을 쓰고 만든 비디오물 ‘주온’을 시미즈 감독이 다시 극장용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수년 전 전국을 강타했던 일본 영화 ‘링’에 버금갈 정도의 공포와 전율을 안겨준다.
자원봉사자 리카는 병든 노파 사치에를 간호하러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가 그 집에 감도는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다. 2층 다락방에선 의문의 남자아이가 나타났다 사라지고 노파는 이 순간 무언가에 홀리듯 숨지고 만다. 원한으로 죽어 저주로 살아난 이 집을 방문한 사람은 모두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심리적 공포를 전제로 한 오컬트 호러물이라는 점에서 관객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미녀삼총사2’는 통쾌한 액션물이다. 미녀 스타들의 화려한 액션과 섹시한 연기가 킬링 타임용으로 잘 버무려져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