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종합금융포털 구축 시동

 동부그룹이 금융부문 IT전담조직인 FGITO(Financial Group Information Technology Organaization 대표 이봉)를 통해 대규모 금융포털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FGITO는 지난해 말 금융지주회사를 지향하는 동부금융그룹의 전략을 IT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 FGITO는 최근 ‘고객이 6개 금융계열사를 단일이미지로 묶어 종합금융(금융포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중장기 계획안을 최종 확정하고 관련 계열사들과의 접촉에 나섰다. 그룹차원에서 FGITO의 시스템 관리 및 인프라 관리를 담당해온 동부FIS와 동부DIS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특히 동부FIS와 동부DIS가 통합되면 FGITO 계획의 추진에 큰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포털’ 1순위=FGITO는 지난 6개월 동안 동부화재의 재해복구시스템 및 주전산기 증설 구축 컨설팅, 동부생명의 중장기 IT계획 수립지원 등 계열사들의 IT투자 방안을 제시하는데 주력해왔다. FGITO는 이를 토대로 하반기부터 IT투자 컨설팅과 병행해 통합포털시스템·고객통합데이터베이스·그룹공동구매시스템 구축 등 금융그룹내 계열사들이 통합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나설 계획이다.

IT기획총괄담당 정명진 상무(동부FIS 상무)는 “한 사이트를 통해 계열사의 서비스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는 금융포털을 구상중이다”며 “단순 조회위주의 정보포털과 직접 계열사의 각종 상품을 살 수 있는 거래포털을 함께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금융포털 구축이 이뤄진 후 보험·증권·캐피털 등 서로 다른 부문의 일괄청구서비스·자산관리서비스 등도 가능해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FGITO는 이와 함께 금융포털 구축 지원 차원에서 계열사 시스템간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별로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공급망관리(SCM) 기반의 선진국형 프로세스 적용, 고객만족도 조사 등 소프트웨어 표준화와 품질관리 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전망=동부그룹 금융부문이 금융포털 구축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현행법으로는 꽉 막혀 있는 제도적·법적 규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금융회사가 금융포털사업을 벌이려면 고객 데이터베이스의 통합 및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동부그룹 금융부문이 현재 법적인 지주회사가 아니어서 고객 데이터베이스 공유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돼 있다.

정 상무는 이에 대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융포털사업은 법적 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미리 한발 앞서 준비하고 있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며 “계열사 IT통합 등에 우선 초점을 두고 금융포털은 중장기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동부금융그룹이 금융포털 준비를 한 것이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 2001년에도 금융계열사들을 중심으로 e비즈니스 추진위원회까지 구성했다가 제도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목표는 2002년부터 금융포털 서비스에 나선다는 것이다. 계열사 중에 금융부문의 핵심인 은행이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동부그룹 금융부문에는 현재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저축은행, 동부캐피탈, 동부신탁 등 계열사가 6개나 있다. 그러나 금융의 핵심인 은행이 없다는 것은 거대한 금융포털을 구축한다 해도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때 서울은행 등의 인수에 나섰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금융부문통합과 관련해서 보면 동부그룹의 금융포털 구축사업은 아직 완성형이라기보다는 진행형이다. 그룹의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져야만 금융포털서비스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