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물론 KT 등 통신사업자들이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사업에 뛰어들면서 VOD판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VOD서비스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경쟁적으로 판권 확보에 나서면서 구매 비용이 인상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VOD서비스의 주요 콘텐츠인 영화 VOD 판권의 경우 외산 영화의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외국 콘텐츠에 대한 이중삼중의 비용 지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채널을 운영하는 PP들은 VOD 서비스에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용 판권과 별도로 VOD용 판권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황=온미디어는 이미 올초부터 해외영화 판권을 신규로 구매하면서 아예 VOD용 판권을 함께 계약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수 영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영화 판권에 추가로 VOD 판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CJ미디어는 온미디어에 비해 VOD 판권 구매 작업에 뒤늦게 착수한 만큼 대규모 자금을 VOD 판권 확보에 투입해 VOD 판권 구매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카툰네트워크·TCM 등을 운영하는 CSTV도 최근 독점 계약사인 타임워너와 VOD 판권 구매 협상에 돌입했다.
◇문제점=이처럼 영화 채널들의 VOD 판권 확보 경쟁으로 인해 VOD 판권비가 상승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일부 PP들은 해외 시장에서 ‘독점 공급할 경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PP등록제 실시와 위성방송 출범 등으로 영화 채널이 폭증할 당시 해외 시장에서 케이블 및 위성방송용 판권비가 상승했던 사례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VOD서비스를 비롯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다양한 디지털방송 신규 서비스가 선보일 예정이나 국내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이같은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전망=PP들은 ‘원소스멀티유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작 여건 및 투자비용 등의 한계를 극복하기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영화 채널의 한 관계자는 “VOD용 판권 구매비는 서비스가 실시된 이후 발생하는 수익에서 일정부분을 떼어주는 형태로 지불하기 때문에 당장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면서 “초기 서비스 정착 시기까지 판권확보 경쟁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