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가전사들 `비상`

 외국계 가전사들이 급격한 환율변동, 내수부진 및 국내기업의 파격적인 가격할인 공세와 같은 국내외적인 경제환경 변화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밀레·일렉트로룩스 등 유로화를 결제수단으로 채택하는 유럽계 가전사들은 유로화 강세로 인해 하반기에도 마진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밀레는 지난해 평균 1190원이던 원·유로 환율이 최근 전년 동기 대비 26%나 오른 1400원까지 치솟으면서 유럽에서 빌트인 냉장고·세탁기를 수입하는 외산 가전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밀레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매출부진에 시달리던 외산 백색가전업체들이 달러약세·유로강세라는 또 다른 악재에 직면해 있다”며 “수익성 확보와 매출확대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월풀 가전제품을 수입·판매하는 두산(대표 박정원 http://www.whirlpool.co.kr)도 상반기 매출이 작년 대비 30% 가량 하락한 데다 국내 가전사들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에어컨·냉장고를 판매하면서 가격정책 수립에 혼란을 겪고 있다.  

한국코닥·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 등 외산 AV전문업체들 역시 경기침체 국면의 장기화 가능성과 환율급변 등 국내 경기의 불투명성이 증대되면서 적용기준환율 수정, 가격조정 등을 골자로 한 경영계획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대표 야마시타 마사카즈 http://www.panasonic.co.kr)의 한 관계자는 “최근 50인치급 프로젝션TV 가격이 정상가 대비 20∼30% 인하된 200만원대까지 떨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가전사들의 파격적인 가격할인 정책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코닥(대표 강동성 http://www.kodak.co.kr) 관계자도 “하반기 국내 경기전망 예측이 더욱 힘들어지면서 하반기 적용환율을 1200원으로 수정했다”며 “그러나 디지털카메라 부문에서 300억원의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