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놓인 LG 통신사업의 해결사’
통신업계는 오는 1일 LG 통신사업 총괄사장에 정식 임명될 정홍식 전 차관(58)을 이렇게 불렀다. 그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증시에 반영됐다.
지난 23일 LG가 사장 선임을 발표한 이후 그간 잠잠했던 통신 계열사 및 투자회사의 주가가 들썩였다.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그간 LG의 통신3강 시도에 대해 시큰둥하게 대했던 KT와 SK텔레콤도 이번 정 전 차관의 선임에 대해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가 도대체 누구길래 이리 파장이 클까. 우선 경력이 화려하다. 주전산기 개발에서부터 정보통신망 고도화, 통신경쟁정책 등 우리나라 IT산업과 정보화의 토대가 된 정책은 거의 그의 손을 거쳤다.
하지만 KT와 SK텔레콤이 이러한 경력만으로 긴장하지는 않는다. 그의 판을 읽는 예리한 눈, 한번 결정하면 거세게 밀어부치는 의지가 강하다. 요즘 통신판에선 보기 힘든 힘이다. LG 통신사업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게 경쟁 통신그룹들의 걱정이다.
정 전 차관은 그러나 어깨가 무척 무거운 모양이다. 일단 축하인사부터 건넸더니 “사실 축하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든 책임이 더욱 부각되는 게 사실 아니냐”고 대답했다. 사업구조재편과 뒤따를 구조조정 등 예정된 수순을 놓고 보면 그럴 만도 하다.
그는 요즘 취임도 하기 전에 LG측과 대책을 마련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당장 하나로통신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LG측과는 다소 의견이 달라 조율작업이 한창이다.
“공식적으론 LG와 얘기한 게 아직 없습니다.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면 얘기해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미안합니다.”
연신 사과만 거듭하는 정 전 차관은 취임 후 첫 관문인 하나로통신 이사회(다음달 3일)에서 그만의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의 색깔은 업계가 하나로통신의 처리향방만큼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