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가 국내에 선보인 지 반년이 넘도록 제품판매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가운데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마저 태블릿PC의 연내 출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하반기 태블릿PC시장 활성화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30일 삼성전자의 포스트PC 개발담당자는 “당초 상반기 안에 자체 태블릿PC를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시장상황이 계속 악화돼 제품판매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휴대성이 강한 태블릿PC의 강점이 국내에서 제대로 발휘되기 힘들고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신제품을 출시해봤자 기업시장을 뚫기는 힘들다”면서 “시장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태블릿PC 생산을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태블릿PC 개발을 진행해 샘플제작까지 마친 상태지만 시장수요가 성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시일정을 계속 미뤄온 형편이다.
PC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PC기종이 시장에 정착하려면 솔직히 삼성이 나서야 되는데 지금처럼 삼성전자가 팔짱만 끼고 있다면 하반기 태블릿PC 시장도 활성화되기 어렵다”면서 “연말까지 태블릿PC 내수는 총 1만대도 넘기 힘들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렸다.
태블릿PC는 한국HP와 한국후지쯔 등이 먼저 출시했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나머지 업체들도 제품 출시를 계속 지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개월간 국내에서 판매된 태블릿PC 수량은 4000대 남짓한 수준에 머물러 당초 기대에 턱없이 못미치고 있다.
업체들이 이처럼 태블릿PC 출시에 미온적인 것은 △ 쓸만한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턱없이 부족하고 △전용OS인 윈도XP 프로페셔널 태블릿버전은 동영상 프로그램에 대한 호환성과 한영 인식전환이 원활치 못하며 △본체가격도 200만원대 중반을 넘어 아직 비싼 편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