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최고의 피서지로 제주와 함께 국내 최대 관광도시. 그래서 3차산업의 비중이 무려 82.1%에 달하는 강원도 강릉. 과학기술의 사각지대인 강릉이 해양 생물 및 신소재를 기반으로 한 첨단 과학도시로 거듭난다.
강릉시는 최근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강릉과학산업단지’ 실시 계획 승인이 완료됨에 따라 시내 대전동과 사천면 일대 5만평 부지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을 축으로 관련 산·학·연을 총망라한 첨단 테크노밸리 조성에 들어갔다.
오는 2005년까지 국비 868억원, 시비 746억원 등 총 1614억원이 투입될 강릉과학산업단지는 천연물·환경·신소재·에너지 등 강릉권의 특성에 맞춰 연구소·벤처기업·휴양지·물류시설 등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자족 기능을 갖춘 첨단 신산업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표참조
현재 ‘테크노강릉 프로젝트’는 강원도와 강릉시, 그리고 KIST가 주도하고 있다. 강원도는 특히 기존 춘천권(멀티미디어·애니메이션)·원주권(의료·정보통신)과 함께 강릉권을 낙후된 도내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3각 벨트의 한 축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강릉시도 5만평에 달하는 부지를 무상제공하며 과학단지 조성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KIST 역시 강릉분원을 궁극적으로 환동해권의 방대한 천연자원을 토대로 천연물(생리활성)·환경·신소재·에너지 분야에 특화한 국제 R&D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KIST 강릉분원장 송휴섭 박사는 “향후 천연물 분야의 지역 클러스터를 형성, 일본과 중국의 연구팀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동북아 R&D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릉테크노밸리사업이 본격화하자 KIST 외에도 해양연구원 등 유관 정부출연연이 분원 설립을 잇따라 검토하고 있다. KIST는 특히 강릉대와 ‘과학기술대학원’의 공동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강릉대·관동대·삼척대·경동대 등 인근 4개 종합대학과 5개 전문대학 등을 연계, 향후 원활한 인력 공급창구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한 가지 문제는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지리적으로 불리한 이곳에 테크노밸리의 한 축을 형성할 산업체를 어떻게 유치하느냐는 점. 더욱이 강원도는 현재 산업체 수가 고작 1589개며 이 중 대기업은 14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강릉시에는산업 기반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송휴섭 박사는 “핵심기술과 R&D 지원을 통해 고부가가치 지역 특화상품을 중심으로 벤처 창업을 유도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91년 ‘전국토 과학기술지대망 기본 계획’에 따라 강릉 과학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된 이후 무려 12년 만에 구체화되고 있는 테크노강릉 프로젝트가 강원도와 강릉의 숙원을 풀고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인 지방 과학육성의 성공적 ‘프로토타입’을 제시할지 과기계가 이곳을 주목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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