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LG그룹이 공식적으로 하나로통신의 유상증자 지원을 포함한 데이콤-파워콤-하나로통신의 합병제안을 들고 나오면서 LG그룹 통신주의 주가도 또 한번 들썩거렸다.
이날 증시에선 LG그룹 진입이냐, 외자유치를 통한 독자생존이냐의 열쇠를 쥔 하나로통신이 비교적 강하게 오른 것을 비롯해 데이콤, LG텔레콤 등 관련주도 일제히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주 LG그룹의 이같은 전략이 증시에 처음 노출됐을 때보다는 상승폭과 강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LG그룹의 5000억원 규모의 하나로통신 유상증자 계획이나 향후 통합시너지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시각이 혼재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유상증자시 발행가와 통합비율 등을 체크해야 겠지만 일단 유상증자를 통해 LG전권하에 자금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하나로통신에 긍정적 재료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LG그룹 통신업체가 특성별로 통합되면 비용감소, 공동마케팅, 통합상품 판매 등으로도 시너지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LG그룹의 발표를 하나로통신의 기존주주 이익을 도외시한 그룹논리로 해석하는 시각도 만만찮았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현 시가총액이 8500억원인 상황에서 LG의 계획대로 5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추진된다면 시가대로라도 약 59%의 주당가치희석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통상대로 여기서 할인발행까지 더해진다면 기존주주 이익감소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연구원은 “향후 통합 뒤 주주이익을 복원하려면 주식수가 늘어난 만큼, 이익을 내야할 것이지만 유선부문의 절대강자인 KT가 버티고 선 상황에서 이 전망 또한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합병축으로 거론되고 있는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은 LG그룹의 통합논리 아래선 주가가 일정 정도의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음이 이날도 확인됐다. 하나로통신의 주도권이 높아질수록 데이콤 주가는 상대적 약세권에 머물렀다. 전날 하나로통신 독자생존론이 불거지면서 데이콤이 상대적으로 큰 오름세를 탄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하나로통신과 데이콤 주주간에 펼쳐질 치열한 심리전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3일 하나로통신 이사회에서는 외자유치와 LG그룹 제안을 놓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날 가능성은 작아보이며 결국 이달말 주주총회로까지 결정기간이 늘어질 것”이라며 “주주총회로 가면 일단 근래의 결정사례를 보더라도 LG그룹측의 우세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