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포함돼 있는 국제 컨소시엄이 침팬지의 22번 염색체를 세계 처음으로 완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중국·대만·독일 등 5개국, 8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침팬지게놈컨소시엄은 인간과 가장 유사한 침팬지의 22번 염색체(사람의 21번 염색체에 해당함)의 3350만 염기에 해당하는 모든 DNA 염기배열을 99.998%의 정밀도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 이달 호에 실릴 이번 연구성과는 인간 이외의 영장류에서 염색체 전배열을 확인한 세계 최초의 성과로 앞으로 사람의 진화나 생물학적 특징에 관한 각종 정보를 얻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 인간과 침팬지는 게놈의 영역에 따라 94∼99%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인간과 침팬지 사이에는 염기배열 외에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되는 전이성 인자 등의 삽입 및 결실이 상당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결과물은 국제침팬지게놈 22번 염색체 해독 컨소시엄의 공동웹사이트(http://chimp22pub.gsc.riken.go.jp/)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모든 데이터의 해석이 완료되는 대로 DDBJ(일본)·NCBI(미국)·EMBL(유럽) 등 각국 데이터베이스에 공개할 예정이다.
국제침팬지게놈연구컨소시엄은 지난 2000년 도쿄에서 열린 GEMINI(Gene and Minds Initiative) 워크숍에서 침팬지의 22번 염색체 해독을 통해 인간 게놈의 진화 메커니즘을 해명하는 것을 목표로 결성됐다.
참여 연구기관은 우리나라의 생명공학연구원을 비롯해 일본의 이화학연구소 게놈과학종합연구센터 및 일본국립유전학연구소, 중국의 상하이인간게놈해석센터, 대만의 국립양밍대학교 게놈센터, 독일의 막스프랑크분자유전학연구소와 독일생명공학센터·독일분자생명공학연구소 등 5개국, 8개 기관이다.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생명연 인간유전체연구실의 박홍석 박사는 “현재 뇌의 기능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의 구조 및 발현 양상이 인간과 침팬지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기능에 대해 데이터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