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포털 속으로 `플로그 인`

 ‘메이저가 언더그라운드를 껴안았다.’

 1인 미디어로 각광받고 있는 블로그가 대형 포털속으로 들어온다. 국내 대형 포털 가운데서는 한미르가 처음으로 블로그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NHN, 인티즌 등이 각각 페이퍼와 마이미디어라는 특화된 블로그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세이클럽, 싸이월드, 드림위즈 등 주요 커뮤니티 포털은 정통 블로그는 아니지만 미니홈피형 블로그 개념을 통해 블로그 저변확대를 꾀하고 있다. 야후가 7∼8월경에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비롯해 엠파스, 다음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연말경이면 모든 포털이 블로그 대열에 동참한다. 또 단순 텍스트 위주의 블로그에서부터 보이스 블로그, 포토 블로그, 게임 블로그 등 다양한 형태의 블로그 서비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개미군단의 힘’ 주목=대형 포털이 블로그 서비스에 적극적인 것은 블로그가 내포하고 있는 개미군단의 미디어 혁명을 이미 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웹(web)과 ‘일지’를 뜻하는 로그(log)의 합성어인 블로그는 간단하게 말하면 개인의 각종 일지를 시간 흐름에 따라 웹에 올려놓은 것. 초기에는 그날 있었던 일이나 가벼운 주변 이야기 등을 올려놓는 개인 웹 일기장에서 출발했지만 지난 2월 이라크전을 전후로 CNN 등 거대 방송자본도 담아내지 못하는 생생한 이야기가 전지구촌에 실시간으로 전해지면서 블로그의 파괴력이 실체로 드러났다. 개인으로 보면 작은 일상이지만 수백만, 수천만명이 일상을 올리기 시작하면 아무도 흉내내지 못하는 방대한 미디어 파워가 형성되는 것이다.

 블로그의 가장 큰 매력은 아주 쉽고 간단하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올릴 수 있다는 점. 그동안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웹에 올리기 위해서는 게시판 같은 곳에서 부분적인 의견을 달거나 아니면 아예 별도 홈페이지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블로그가 생겨나면서 간단한 몇번의 클릭만으로 자신만의 공간이 마련되고 생각나는 대로 쉽게 끼적거릴 수 있게 된 것. 친구들을 초대하거나 지나가는 사람도 얼마든지 들어와서 구경할 수 있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모델=특히 블로그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커뮤니케이션 1세대가 일대일을 지원하는 메일이었고 2세대가 다대다를 지원하는 게시판이었다면 블로그는 자신이 주체가 돼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3세대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게다가 동일한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이는 폐쇄적인 형식의 카페나 클럽 서비스에 비해 블로그는 완전한 개방형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누구나 블로그를 만들 수 있으며 누구든 그 내용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면을 담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1, 2세대 서비스를 다음이 장악해 왔다면 3세대인 블로그 주도권은 어떤 포털이 쥘지도 관심대상이다. 커뮤니티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약한 네이버, 엠파스, 야후 등이 블로그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나름대로 카페나 클럽 서비스를 뒤늦게 시작은 했지만 다음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힘들다. 오히려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커뮤니티 시장을 형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다음은 250만개의 다음카페의 기득권을 충분히 활용한 블로그 서비스를 구상해 3세대 모델에서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긴 체류시간, 늘어나는 트래픽=대형 포털들이 블로그에 주목하는 또다른 이유는 비즈니스적인 잠재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 일단 사람이 많이 모여들게 되고 글과 댓글이 이어지고 클릭수가 증가함으로써 트래픽이 증가한다. 또 검색이나 다른 서비스에 비해 체류시간이 길어 포털 입장에서는 이득이 많다. 네오위즈 박진환 사장은 “세이클럽 미니홈피의 경우 체류시간이 상당히 긴편”이라며 “의견이나 사진을 올리고 친구들을 초대해 채팅을 하면서 하루 3∼4시간은 미니홈피에서 생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다.

 인터넷측정기관 메트릭스에 따르면 6월 한달 포털사이트의 블로그(형) 서비스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토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한 인티즌의 경우 6월 첫주(2∼8일) 5만2000명에 불과했던 블로그 방문자수가 넷째주(23∼29일)에는 무려 29만3000명으로 6배가량 늘어났다. 하루 올라오는 콘텐츠는 3500건, 평균 페이지뷰도 100만건에 달한다. 네이버의 경우 서비스 오픈 3주만에 약 40만 페이지뷰를 올리고 있다. 특히 포털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그 자체로도 수익구조를 마련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세이클럽은 미니홈피 내 아이템 판매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드림위즈도 아이템숍을 통해 이달부터 수익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외국의 경우 기업 마케팅을 블로그 사이트를 통해 진행하고 있어 다른 형태의 매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