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자동차문화발전연합회 사무국장
지구상에 등록된 자동차는 2001년 말 기준으로 7억7360만대에 달한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 1886년이었으니 117년 만에 전혀 새로운 형태의 기계장치가 지구를 뒤덮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처럼 짧은 기간에 급속하게 자동차가 증가한 것은 지난 6월 16일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포드자동차의 ‘대량생산체제’ 도입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950년 7040만대던 것이 30년 만인 80년 4억대를 돌파했고 90년에는 다시 5억8000만대, 2000년에는 7억4000만대를 넘었다. 해마다 1500만대에서 3000만대 가까운 자동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 자동차업계에는 시장은 포화상태인데 생산시설은 넘쳐난다는 소위 ‘공급과잉론’이 팽배하다. 2001년 기준으로 전세계에 판매된 자동차는 5694대 수준인데 생산용량은 7000만대 정도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논리가 힘을 얻는 것은 99년 5713만대, 2000년 5917만대로 늘었던 자동차 생산이 2001년에는 300만대 가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인수합병 바람이 90년대 후반 세계를 강타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2001년 기준으로 지구상의 인구는 59억7380만명이니 10.5명당 자동차 한 대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EU 국가 등으로 대략 2명당 한 대꼴이지만 그 외 지역에서 호주가 2.4명당 한 대꼴로 선진국 수준에 달해 있을 뿐 나머지 지역은 평균에 한참 못미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2.4명, 한국이 5.3명, 대만 4.6명 등으로 평균 이상이다. 하지만 세계 8대 성장시장에 속하는 중국은 127명, 인도 179명, 태국 21명 등으로 아직 한참 멀었다. 동유럽도 20명 수준이고 아프리카도 70명 수준이다. 아직 잠재수요가 훨씬 많다는 얘기다.
자동차는 흔히 제재받지 않은 마약이라고 한다. 한번 맛을 들이면 어지간한 노력이나 특별한 자극이 없이는 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야기한 이제 막 자동차 대중화 시대에 접어든 나라들이나 경제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나라들의 수요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시장의 수요는 앞으로 10년 이상 전세계의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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