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시즌이 없어진다.

 에어컨과 함께 대표적인 계절 제품이었던 김치냉장고가 최근 사계절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통적인 비수기 시즌이던 지난 4∼5월 김치냉장고 ‘하우젠’과 ‘다맛’이 끼어팔기 물량을 제외한 실판매 실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0%와 50% 더 판매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작년 동월 대비 약 60%의 판매신장을 보였다. 다른 가전제품의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실적이다.

 위니아만도는 올 상반기 경기불황으로 대표품목인 김치냉장고 ‘딤채’의 판매사정이 상당히 좋지 않았지만 6월이 되면서 작년 판매실적의 90% 수준까지 회복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4∼6월 에어컨 판매실적은 경기부진으로 작년 같은 기간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이 기간 지난해에 비해 ‘콤비김장고 진품’의 판매량이 10% 정도 늘어났으며 이 추세대로라면 최악의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15%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김치냉장고는 보통 김장철인 11월에 맞춰 8월 이후에 판매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올해 들면서 이러한 패턴이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김치냉장고가 본래 역할뿐만 아니라 쌀·채소·과일·고기까지 저장하는 다용도 제품으로 바뀌고 있는 데다 지난 2분기 판촉행사로 인해 가격이 많이 낮아진 점이 소비자들의 구매를 확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장마 이후에는 배추값이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에 장마철 이전인 6월 중순에서 이달 중순까지 김치를 담는 가정이 늘어난 것도 김치냉장고의 판매확대를 유도한 요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치냉장고가 최근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 판매물량의 일부가 상반기로 당겨진 만큼 전체 시장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