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성 논설위원 jspark@etnews.co.kr
인간의 여러 욕구 가운데 활동욕구(mobility need)를 가장 잘 충족시켜 주는 것이 휴대폰일 것 같다. 인간의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음성과 문자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게 한 것이 휴대폰이다. 휴대폰을 통해 언제 어디에서나 음성통화를 할 수 있고 또 제8의 예술이라고 하는 편지를 메시지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초창기에 탄생한 휴대폰은 일정한 지점에서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는 유선전화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요즘의 휴대폰은 그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추가되고 있다. e메일 송수신에서부터 웹브라우징, FM라디오나 음악청취,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제품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카메라폰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TV폰과 손목시계형 휴대폰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가히 휴대폰의 백화난만(百花爛漫)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흐름은 노키아나 에릭슨, 삼성전자, 일본 NTT도코모 등 선발 유력 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그들이 이미 성숙해져 버린 음성시장과 신규 업체들이 이윤이 낮은 제품으로 추격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휴대폰의 모양이나 기능이 업체나 제품에 따라 다양하지만 그것을 인수분해해 보면 음성 및 데이터 통신의 편리성과 기능성, 디자인의 우아함 등에 경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양한 휴대폰의 등장은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기도 하지만 선택을 해야 하는 고민을 안겨줄 수도 있다.
알라 피에틸라 노키아 사장은 “차세대 주력 제품(기술)은 기업체들의 데이터 처리와 일반 소비자들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제품이 절대적인 승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당분간은 작다 하더라도 그 가운데서도 멀지 않은 시기에 차별성을 가지며 패자는 떠오르게 마련이다. 다양한 휴대폰 가운데 어느 제품이 승자가 될지는 소비자에겐 호기심이겠지만 휴대폰 업체에는 피말리는 경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