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혁명이 시작됐다](25)유비쿼터스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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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할인마트에서 일하는 P과장은 전원길을 달리다 신선한 야채밭을 발견하면 그자리에서 곧바로 구매계약을 체결한다. 이날 구입한 야채는 P과장의 이동통신단말기를 통해 매장별로 필요한 수량만큼 분배되고 이 정보는 곧장 소비자에게도 전달된다. 그래서 이날 대형 할인마트를 방문한 소비자의 저녁식탁에는 그날 수확한 야채가 오른다.

 ‘수확에서 식탁까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물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거래하는 ‘유비쿼터스 유통’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산지와 소비자를 최단시간으로 연결하는 유비쿼터스 유통은 유통시스템의 통합과 물류체계의 첨단화, 그리고 상품 바이어의 능력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을 때 가능하다. 또 모든 상품에 칩이 들어가고, 모든 통신기기에 ID가 채택돼 실시간으로 상품정보를 습득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유통비용 절감과 수익향상, 그리고 신선한 상품 구입이라는 유통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실현된다.

 실제로 이마트는 최근 한국형 할인점시스템의 특성을 집대성한 원스톱 운용체계 ‘e투데이(e-today) 시스템’을 개발, 가동에 들어갔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고객과 협력회사(산지), 그리고 이마트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상품(식품, 비식품 포함)을 최적·최단시간에 제공하는 ‘1일 유통망’ 시대를 여는 것이 이 시스템의 목표다.

 따라서 e투데이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매출 및 고객정보를 파악하고 필요할 때 바이어가 산지에서 무선발주단말기를 통해 상품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한다. 상품이 매장까지 투입되는 전과정이 하루만에 처리되는 것이다. 가까운 산지에서는 최고 3시간 안에 상품이 매입코드까지 매겨진 상태에서 매장에서 판매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기존에 고객정보 및 영업환경을 분석하는 ‘DWH(Data Whare-Housing)시스템’과 협력사와의 거래관계를 최적의 조건에서 가능하게 해주는 ‘GOT(Graphic Trder Terminal)시스템’을 기본으로 ‘전자인증계약시스템’과 ‘산지즉석(모바일)발주시스템’ 등을 ‘e투데이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특히 기존에 협력사와 계약시 필요했던 문서와 도장을 없애고 ‘전자인증계약시스템’을 도입해 번거로운 입점절차를 간소화했다.

 바이어가 해외출장을 나가도 인터넷으로 협력사와 상담이 가능해 업무공백을 줄일 수 있다. 바이어들은 산지에서 노트북으로 바로 발주업무를 할 수 있어 입점절차도 종전보다 크게 줄었다. 결국 절약된 시간만큼 고객들은 신선한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마트는 올초 유통업계 최초로 ‘전자서명제도’를 전국 52개 모든 점포에 도입, 유비쿼터스 쇼핑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전자서명제는 신용카드 계산시 출력 영수증에 개인이 서명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별도로 마련된 전자사인패드에 전자펜으로 서명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계산 대기시간이 단축되고 전자서명시 계산원 모니터에도 서명이 동시에 나타나 부정카드 사용도 막을 수 있다.

 신세계 이마트 이인균 마케팅실장은 “전자서명제도는 선진 유통시스템 혁신에 앞장서온 신세계 이마트의 새로운 서비스 방식으로 고객 쇼핑 편의에 일조할 것”이라며 “신세계 I&C포스(POS) 운영팀이 독자적으로 개발, 론칭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업계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마트 고객의 카드 사용비중은 70.2% 수준으로 현금보다 2배 이상 많은 결제비율을 보이고 있다. 연간 카드거래 건수도 월 500만건에 달해 전자서명제도의 도입을 통한 운영상의 개선효과는 상당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마트는 6월 말까지 은평점에서 전자서명제도를 시범운영하고 7월부터는 전국 모든 점포의 계산대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신세계 이마트 신시스템 TF팀 김성영 부장은 “이마트의 통합시스템 구축은 영업효율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최적의 상품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는 언제 어디서나 무엇으로도 상품정보를 주고 받으며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유통의 초기형태”라고 강조했다.

 

 

 팀장 :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유비쿼터스 쇼핑>

 유비쿼터스 시대가 오면 물건을 구입하고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바쁜 아침시간, 맞벌이 부부들은 초등학생 자녀의 수업준비물을 책가방에 부착된 태그를 통해 파악한다. 그래서 곧바로 가까운 문방구에 접속해 전자화폐로 계산한 후 아이에게 문방구에서 직접 준비물을 챙겨갈 것을 알려준다.

일반 주부들도 쇼핑에 앞서 스마트냉장고가 자신의 단말기에 전달한 부족한 식료품 목록과 필요한 양부터 먼저 파악한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언어학습용 장난감 로봇도 내부에 장착된 음성인식부품이 고장났다는 정보를 보낸다. 주부는 수집한 쇼핑목록을 백화점 고객센터로 전송한 후 직접 자동차를 몰고 회원으로 등록한 백화점으로 향한다.

 백화점으로 가는 도중 텔레매틱스 단말기로부터 교통사고로 인한 도로정체가 있으니 우회도로를 이용할 것을 조언받는다. 우회도로에서는 길거리에 새로 생긴 채소가게가 강원도 무공해 농산물을 팔고 있다는 정보를 지역공동체 네트워크로부터 수신한다.

 백화점에 도착하면 무선(RFID-태그)인식기가 부착된 쇼핑카트를 이용해 상품의 원산지·가격·보존기한·조리방법 등을 알아낸다. 자신이 선호하는 같은 종류의 다른 상품이 어디에 진열됐는지는 물론이고 상품정보까지 파악한 후 구매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쇼핑카트에 상품을 담는 순간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져 계산대에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다.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중, 대전의 부모님이 택배로 보낸 김장 김치가 천안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과 이틀 전 인터넷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이 아파트 수위실에 도착했으니 찾아가라는 정보가 단말기를 통해 전달된다.

 모든 정보가 자유롭게 흘러다니는 유비쿼터스 세상에서는 이처럼 새로운 생활양식이 등장하고 지금까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생활혁명이 시작된다.

 <‘e투데이 시스템’ 어떻게 구축됐나>

 ‘e투데이 시스템’은 상품 바이어와 협력사, 그리고 고객을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최초의 한국형 유통시스템이다. 이마트가 기존 시스템 운영팀과는 별도로 신시스템개선팀을 구성하고 만 3년간의 노력끝에 완성했다.  

 ‘e투데이 시스템’은 ‘DWH(Data Whare-Housing)시스템’과 ‘GOT(Graphic Order Terminal)시스템’을 기본으로 새로 개발된 8개 시스템이 추가된 형태다. 신규 8개 시스템에는 거래시 도장이나 문서 없이 전자인증제로 계약이 가능한 ‘전자인증계약시스템’, 바이어가 노트북을 통해 생산지 현장(해외포함)에서 바로 발주할 수 있는 ‘산지 즉석(모바일)발주시스템’, 수확 후 매장 입점까지 식품의 선도와 물량을 최적의 조건으로 유지관리하는 ‘신선상품 관리시스템’, 이마트의 모든 영업관련 기본 정보를 관리하는 ‘CO-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또 이마트의 4개 물류센터와 전국 51개 점포, 산지를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시스템과 고객의견 접수부터 애프터서비스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고객관리시스템, 전사원의 근무일정 및 작업일정을 통합관리하는 근무관리스케줄시스템, 각종 상담 일정과 내용을 항목별로 분류해 바이어의 일정관리를 해줄 수 있는 상담일정관리시스템 등도 추가됐다.

 이마트 청과팀 김창민 팀장은 “바이어들의 경우 좋은 상품을 찾아내는 것보다 매입 및 매출관리, 고객분석 등 부가업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e투데이 시스템’의 방대한 통합시스템은 고객들이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실시간으로 분석해줘 이를 상품개발에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