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업계가 메인프레임의 다운사이징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산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하면 여기에 사용되는 기간SW 및 애플리케이션 역시 바꿔야 하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스토리지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닉스 기반에서 사용되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이 아키텍처상 메인프레임에서 사용되는 계층구조형 DBMS보다 많은 저장용량을 요구한다. 통상 메인프레임에서 만들어진 DB 하나를 관계형 DB로 바꿀 경우 차지하는 용량이 최소 3∼5배, 많게는 18배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한 기업과 기관들은 스토리지 시스템을 추가로 발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01년 시중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다운사이징을 실시한 옛 산업은행의 경우 당시 디스크 용량은 종전보다 3배 늘어났다.
특히 다운사이징은 SAN이나 NAS와 같은 네트워크 스토리지 인프라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SAN 스위치 업체나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들어 대표적인 다운사이징 사례는 한미은행을 비롯해 SK텔레콤·농협 등이 꼽힌다. 한미은행의 경우 외환은행 이후 시중은행의 다운사이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중대형 서버업체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며 서버를 비롯한 스토리지 등 전체 시스템 공급권을 한국HP가 수주했다. 한국HP는 스토리지 공급 예상 물량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옛 산업은행의 예를 보면 기존 시스템의 3배에 해당하는 스토리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EMC가 수주권을 차지한 SK텔레콤의 대형 다운사이징 프로젝트인 차세대정보시스템 구축 1차부문(CI&O)에서는 20TB 규모의 디스크 발주가 이뤄졌다. 또 농협 프로젝트에서는 서버 통합 등 일부 업무의 다운사이징과 재해복구용으로 100TB 규모의 디스크가 필요했으며 이 역시 한국EMC의 몫으로 돌아갔다.
SK텔레콤과 농협에서 다운사이징 프로젝트가 추가로 이어질지, 그리고 신한·조흥은행 합병 이후 등 IT인프라 변화에 대해 서버업계뿐만 아니라 스토리지업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