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산 표계산 소프트웨어 제품이 전남도청 관할 22개 시·군청에서 대대적으로 도입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표계산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을 제친 제품은 다름아닌 넥스소프트가 개발한 ‘넥셀(Nexcel)’이었다.
넥스소프트(대표 이상근 http://www.nexsoft.co.kr)는 2000년 8월 삼성전자 훈민정음 개발팀이 분사해 설립한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기업이다. 지난 2002년 12월 초 이 작은 벤처에서 출시한 ‘넥셀’이란 표계산 소프트웨어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표계산 소프트웨어 및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거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넥스소프트는 ‘MS엑셀과의 호환성’이란 강점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앞세워 MS에 도전장을 던졌다.
국내 오피스시장에서 판매되는 MS오피스 패키지 가격은 약 78만원. 그 중 엑셀이 55만원을 차지하므로 오피스 패키지 가격의 무려 70% 이상을 차지한다. ‘MS엑셀’ 제품의 비중이 이렇게 큰 것은 MS의 다른 제품과는 달리 경쟁제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상근 넥스소프트 사장의 설명이다.
“MS워드의 경우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이란 대체 제품이 있기 때문에 국내 판매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으로 분석됩니다. 넥셀도 MS엑셀의 대체제로서 ‘한글’처럼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내겠다는 심정으로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이후 넥스소프트는 넥셀 출시 5개월반만에 공공시장에서 일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넥셀을 도입한 곳은 인천광역시청·서울은평구청·서울서대문구청·충남지방경찰청·공무원연금관리공단·경기고양시청·무학·현대페인트·한국과학기술원(KAIST)·부산대학교 등을 비롯해 100여개 기관과 업체에 이른다.
‘넥셀’은 경쟁제품인 MS엑셀과 파일 호환성이 자유로워 읽기, 저장, 편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능, 유저인터페이스(UI) 등이 유사하여 새롭게 사용방법을 배워야 하는 불편함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가격은 MS 제품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다.
더욱이 넥셀이 국가신기술인정마크(KT마크)와 행정자치부 우수 행정 소프트웨어 인증을 획득하고 조달등록이 된 만큼 일반적인 행정업무용으로 손색이 없다.
넥스소프트는 고객대화채널(http://www.nexsoft.co.kr/support)을 통해 지속적인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전략으로 ‘국산SW는 사후지원이 약하다’는 선입견을 과감히 깨뜨리고 있다.
넥스소프트는 현재 현재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인 ‘넥스PT’(가칭)와 넥셀의 다국어 버전을 개발중이며 올 하반기부터는 해외영업도 공격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간판제품인 넥셀로는 공공시장에 이어 기업시장을 공략중이다. 넥스소프트는 기업내에 자체 구축한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과 넥셀을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일일이 기술지원을 했다.
넥스소프트는 국산 소프트웨어 사용을 꺼렸던 일반 기업고객들에 고가의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에 비해 손색없는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인터뷰 / 이상근 넥스소프트 사장 >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삼성전자를 박차고 나와 넥스소프트를 설립해 ‘넥셀’이란 표계산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시작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대 외국기업에 의해 독점되고 있는 오피스시장을 바로잡아보자는 취지에서였습니다.”
비단 사업이라는 것이 애국심에 의해서만 성취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에서 ‘훈민정음’이란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던 개발자들에게는 ‘국산 SW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일종의 사명감이 커다란 동기부여가 됐다는 설명이다.
“초기에는 주위에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 아니냐’는 우려의 말을 많이 들었지만 요즘은 오히려 열심히 하라는 격려와 응원의 말을 훨씬 많이 듣는다”는 이 사장은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국내시장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