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보화사업 성과 극대화 계기로

 정부가 올해부터 주요 국가 정보화사업에 대해 경제적 타당성 등을 사전평가한 후 이를 바탕으로 예산을 편성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판단이다. 그동안 정보화사업이 국가의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되면서 부처별 또는 분야별로 이루어진 각개식의 사업추진과 중복투자를 방지할 수 있고 국가 재정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정보화평가위원회가 81개 국가 주요 정보화사업을 평가한 결과 분야별 정보화에 대한 거시적인 프레임워크와 부처간 조정시스템의 미흡으로 사업별 성과가 미진하고 30여개 사업의 경우 관련사업간 연계·협력 등을 통한 사업계획의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는 점에서도 사전평가제의 도입은 바람직하다.

 정보화사업에 대한 사전평가제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제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보화사업에 대한 평가를 지금까지 대부분 과정평가 혹은 사후평가에 치중해 왔고 사전평가는 미미하다. 지난 2001년 기획예산처가 국가 공공기관 정보화 성과 분석에서 계획에 대한 사전평가를 한 것 이외에는 전무하다. 또 한국전산원이 매년 익년 정보화촉진시행계획에 대해 사전평가에 준하는 검토작업을 해왔지만 그간 각 부처의 시행계획 제출 지연과 평가 인원부족 등 제반 여건의 미미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때문에 국가정보화사업에 대한 평가표 등을 마련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전평가제를 시행하기는 올해가 처음이어서 기대가 크다.

 올해 사전평가제가 적용되는 대상사업은 18개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이 내년에 추진할 23개 신규 및 대형 정보화사업뿐이다. 또 평가도 각 사업을 실행할 부처가 자체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사업필요성, 경제성, 정책적 분석, 실현가능성 등 정보화사업의 타당성을 사전에 평가하기 위해 꼭 필요한 4가지 항목에 대해서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화사업이 추진되기도 전에 불확실한 미래를 상정하고 계획안에만 의거해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판단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오류를 범할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미리 사업의 필요성 유무를 판별, 예산에 반영함으로써 사업집행 가능성을 높여주고 사업목표 달성을 용이하게 해 궁극적으로는 사업의 성공을 담보하는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제도라고 본다. 특히 정보화사업 관련 예산심의에 활용할 수 있어 불필요한 사업추진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그만큼 예산심의 적실성을 확보해 재정의 효율적인 운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효과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정보화사업 사전평가제도의 실효성 여부는 무엇보다 사전평가서를 제출하는 각부처 정보화담당관실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본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선 가감없는 평가보고서 작성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확충되어야 한다. 또 사전평가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은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국가정보화사업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 이런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진되지 못한다면 손해는 전적으로 국민의 몫으로 남는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국가정보화를 총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각종 정보화사업에 대한 기획·평가와 예산편성간 상호연계를 강화하는 것도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추진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