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다.
허위사이트를 개설하거나 ISP로 가장해 고객들을 현혹시켜 인증을 절도하는 수법 등이 대표적이다. 사기e메일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7일(현지시각) USA투데이는 미국 인터넷서비스업체(ISP)나 소매사이트에서 인증절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증도난신고센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인증절도 피해건수가 185건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인 228건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피해당한 사실을 모르거나 접수를 기피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잡히지 않고 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담당자는 “ISP와 은행에서의 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이른바 ‘피셔(phisher)’라는 허위사이트를 만들어 고객을 유인한 후 고객의 신용카드나 사회보장번호(주민등록번호)를 훔쳐내는 방법이다. 허위사이트들은 사이트 형태를 유사하게 꾸며 고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또 메일을 보내 정보를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소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인증절도가 증가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미 최대 가전양판점 체인인 베스트바이에서는 최근 ‘사기조심’이라는 메일을 보낸 후 고객들의 신용카드와 사회보장번호를 절취한 사건이다. 이 e메일에는 ‘베스트바이가 보냈다’는 문구가 버젓이 적혀 있어 이를 믿고 정보를 보낸 소비자들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이트는 결국 사기를 의심한 소비자들에 의해 고발됐지만 이미 미국 외에 캐나다·프랑스·호주에서 수만명이 접속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FBI 관계자는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는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또 ISP들을 가장한 인터넷 인증절도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AOL과 유사한 팝업창이 열리면서 가입을 위해 사용자의 이름과 사회보장번호, 신용카드번호를 요청한 사기가 지난달에 있었다. 이밖에 어스링크 고객들도 사기 e메일로 인해 유사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