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VDSL장비 앞세워 대한해협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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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시장이 한국 VDSL업체들의 ‘엘도라도‘(황금의 땅)로 떠오를 것인가.

 그간 일본 초고속인터넷시장은 ADSL이 주류를 이뤄왔으나 최근 소규모 지역 통신사업자에 이어 대형 사업자들까지 50Mbps VDSL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은 ADSL 가입자가 계속 증가해왔기 때문에 VDSL 활성화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최근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메이저 사업자들이 VDSL도입에 긍정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 초고속인터넷 시장=일본은 지난 상반기에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지난 3월 가입자 700만명 고지를 넘어선 ADSL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200만 가입자가 이용하는 케이블모뎀서비스가 그 뒤를 잇고 있으며 VDS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역 ISP를 중심으로 소규모 주택단지를 겨냥한 서비스가 선보였으나 아직까지 틈새시장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소프트뱅크BB를 비롯해 NTT·KDDI 등 메이저 통신사업자들이 관련 업체들을 상대로 벤치마킹테스트(BMT)를 실시하는 등 50Mbps VDSL 도입 움직임을 가시화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국업체 진출 시도=그동안 KT·하나로통신 등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VDSL사업을 전개해온 우리나라 VDSL장비업체들간에 일본 VDSL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물밑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전시스텍은 소프트뱅크가 올초부터 4개월여에 걸쳐 실시한 BMT를 최근 통과함에 따라 다음달초 3만회선 규모의 DMT VDSL장비 공급계약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1년 2000만달러 이상의 ADSL장비를 소프트뱅크에 공급하며 유대관계를 유지해온 코어세스도 최근 현지 영업망을 통해 QAM방식의 VDSL장비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텔슨정보통신은 일본의 또다른 주요 통신사업자인 KDDI의 VDSL 공급업체 선정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KDDI는 지난 5월 텔슨정보통신을 비롯해 10여개 국내외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현재 공급업체 선정작업을 진행중이다. KDDI도 소프트뱅크와 마찬가지로 50Mbps VDSL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이며 8, 9월께쯤 공급업체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망 및 과제=현재 상당수의 한국 업체들이 일본 VDSL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과연 일본이 기대만큼 커다란 VDSL 시장으로 성장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VDSL장비업체 코아커뮤니케이션의 김진식 사장은 “ADSL 기술도 20∼50Mbps를 지원하는 솔루션이 속속 개발되고 있고 일본의 경우 이제 막 ADSL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른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업체들의 텃세도 변수다. 실제로 NTT도 50Mbps VDSL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NEC·스미토모 등 자국 업체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일본 업체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 것도 한국업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이와 관련, 우전시스텍의 일본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손상욱 과장은 “VDSL 장비 단가가 많이 떨어진 만큼 일본 통신사업자들도 한국의 KT나 하나로통신처럼 VDSL로 눈을 돌릴 것”이라며 “일본향 제품 개발 및 현지 유통업체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일본 VDSL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