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융합 시대]방통융합시대, 시장주도권 잡아라

 방송·통신융합 시대가 열리면서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간 시장선점 경쟁이 점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상파·케이블TV·위성방송 등이 디지털전환을 통한 다양한 방·통융합 서비스를 준비중인 가운데 통신사업자들도 지분참여 및 신규 서비스 추진 등으로 이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를 근간으로 한 방송·통신융합 시대에는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양 진영간 합종연횡 및 협력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사업자, 디지털화 본격화=지난 2001년 디지털 본방송에 돌입한 KBS·SBS·MBC 등 지상파3사는 지난해 월드컵 등을 계기로 데이터방송 시험운영까지 마친 상태다. 하반기 사업자가 선정될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진출을 위해 각사가 컨소시엄 구성작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뉴미디어 방송진영은 본격적인 방·통융합 서비스를 이미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DVB-MHP 기반의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연말까지 연동형 양방향 서비스도 개시할 계획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중에서는 큐릭스·씨앤앰커뮤니케이션 등 복수SO(MSO)가 디지털방송 상용화에 박차를 가해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PPV, SVOD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통신사업자, 잇따른 시장진출 선언=올들어 SKT, LG 등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방송·통신융합 시장진출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DMB,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등 차세대 유망 서비스 플랫폼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위성DMB와 DMC 사업 모두를 추진중이다. 위성DMB는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했던 주파수 확보문제가 최근 세계전파회의(WRC)에서 해결되면서 가전업계, 자동차 업계 등과 컨소시엄 구성작업을 진행중이다. DMC는 SK그룹 자회사인 더콘텐츠컴퍼니와 공동으로 직접 법인설립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는 최근 데이콤과 그룹 계열사가 디지털방송플랫폼사업자인 BSI에 15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DMC 시장에 진출했다. LG는 데이콤, 파워콤의 통신 및 HFC망 인프라를 기반으로 조기에 디지털TV, 주문형비디오(VOD), VoIP 등 다양한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KT는 이미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지분투자로 방송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VOD서비스 등 홈네트워킹 기반의 신규 서비스를 다각도로 준비중이다.

 ◇협력 통한 시너지효과 노려=방송·통신융합 시장에서는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간 대립적인 관계보다는 합종연횡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말그대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 서비스인 만큼 디지털위성방송, DMB, DMC, 데이터방송 등 전 사업영역에 걸쳐 사업자간 짝짓기는 필연적인 수순이다. 이에 따라 양 진영간 극단적인 대립보다는 협력을 통한 시장주도권 잡기 양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DMB 사업추진을 위해 지상파방송사와 통신사업자, 콘텐츠제공업자(CP)와의 연합이 불가피하다. DMC 구축을 추진하는 통신사업자들은 DMC의 근간이 되는 전국 SO를 아군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효율적인 서비스 구현을 위한 사업자간 협력은 하반기에 보다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