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융합 시대]통신사업자 전략-LG그룹

 LG그룹의 지주회사 (주)LG는 그룹내 통신사업을 총괄하는 사장에 정홍식 전 정통부 차관을 선임하고 통신·방송 융합에 대비한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최근 하나로통신 유상증자안을 관철시키면서 LG그룹은 지금까지의 미진했던 사업의지를 적극적인 진입으로 전환하면서 서비스기반 경쟁과 통방융합서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광동축혼합망(HFC)을 보유한 파워콤과 하나로통신, 데이콤, LG텔레콤을 합친 시너지 효과와 두루넷 인수를 통한 전열을 완비하면 통방융합 서비스시대에서는 2강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LG통신사업의 조타수를 잡은 정홍식 사장의 구상은 통방융합서비스의 출시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정 사장은 지난 취임기자간담회에서 “KT와의 설비경쟁은 무의미하다”며 “LG그룹의 통신계열사들이 확보하고 있는 유선전화, 무선전화, 케이블TV, 인터넷 등의 상품을 하나로 묶어 각각의 서비스보다 3만∼4만원까지 저렴한 융합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LG그룹이 드러낸 통방융합서비스는 데이콤(대표 박운서)을 통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데이콤은 지난해 인수한 파워콤의 HFC망을 이용한 통신·방송 융합서비스를 11월 시작할 계획이다.

 데이콤은 LG그룹이 지난 4월 디지털방송플랫폼 사업자인 BSI(대표 김종욱)에 대한 지분참여 방식으로 DMC사업에 적극 진출을 모색하는 가운데 진두에 나서는 형태를 띠고 있다.

 통방융합서비스는 디지털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VoIP)가 결합된 서비스로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데이콤은 이를 위해 통신설비, 방송장비, 부가서비스 시스템을 하나의 센터에 공동으로 구축해 디지털케이블방송 및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DMC(Digital Media Center)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데이콤은 BSI에 2년간 70억원을 출자키로 했으며 파워콤 50억원, LG CNS, LG홈쇼핑 등 기타 계열사들도 총 30억원을 출자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와 같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디지털 전환은 막대한 투자가 동반되는 만큼 LG그룹이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데이콤이 구상하고 있는 서비스의 형태는 100개 이상의 고화질 및 고음질 TV시청이 가능하며 양방향 서비스 도입으로 주문형비디오(VOD)를 제공하고, 전자프로그램 가이드를 통해 수많은 채널을 검색하면서 동시에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또한 TV를 시청하면서 데이터의 정보검색은 물론 T커머스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아울러 간단한 리모컨 조작으로 TV를 이용한 인터넷 검색도 제공되고 이와 함께 인터넷전화도 이용할 수 있는 번들(결합) 서비스 형태로 가정을 공략하게 된다.

 하나로통신도 케이블 인터넷가입자를 대상으로 지역케이블 사업자와 위성방송사업자 등과의 협력을 통한 방송서비스를 번들로 제공하고 있다. 파워콤은 HFC망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정통부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의 차기 전략으로 NGcN 구축계획을 세우면서 이미 투자된 인프라로 통방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HFC망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LG그룹의 통방융합서비스는 비교우위를 기반으로 시장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