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터넷을 통한 전자출원이 정착된 사례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선진국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시절에 전자출원시스템을 구축한 우리의 판단이 옳았다고 봅니다.”
하동만 특허청장(53)은 지난 1일로 인터넷 기반의 전자출원이 100만건을 돌파한 데 대해 “우리나라의 정보화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주는 쾌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허청이 전자출원제도를 처음 시행한 시점은 지난 99년 1월. 불과 4년 6개월만에 100만건 출원이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 제도도입의 성공을 말해 주었다.
전세계에서 전자출원이 가능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호주, 유럽 특허청(EPO), 스위스 등 6개국에 불과하다. 그나마 산업재산권 전 분야에 대해 전자출원이 가능한 나라는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뿐이다. 미국은 전자출원율이 2%에 불과하고 일본은 변리사 사무실에서만 출원할 수 있어 우리와 견줄 나라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전자출원이 조기에 정착된 것은 우리나라의 뛰어난 정보통신 인프라와 국민들의 인터넷 활용 능력, 특허 전자출원 시스템(특허넷)의 우수성 등 3박자가 고루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종 특허 심사기간도 시스템 도입 이전의 평균 28.9개월에서 4년 만에 6개월이상 단축됐다. 매년 2300억여원의 행정 및 민원 비용 절감효과도 따라왔다. 특허넷 시스템의 일부인 특허기술정보서비스(KIPRIS)를 통해 얻어지는 연간 1조8000억원 규모의 기업 연구개발비 절감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성과는 국제사회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로부터 정보화 기술컨설팅 국가로 선정돼 25만 달러의 사업자금을 받았다. 이제는 대만과 필리핀, 태국, 파푸아뉴기니 특허청에 특허행정정보화 권고안까지 제시해 주고 있다.
최근 특허청은 차세대 특허넷Ⅱ를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05년 개통 예정인 이 시스템은 인공지능형 특허정보 시스템으로 24시간 365일 무중단 서비스 및 국제특허출원의 온라인화, 재택심사 기능 등을 갖추게 된다.
하 청장은 “앞으로는 심사인력의 증원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신속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오는 2007년까지 장기 비전과 실천 과제를 마련, 초일류 특허청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