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를 둘러싼 환율전쟁이 점입가경이다. 환율전쟁의 한복판에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문제가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 등 외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수출 경쟁력 감소와 실업률 증가를 우려해 위안화 절상에 정치적 부담을 갖고 있다. 게다가 위안화 평가절상은 부동산 시장에도 부담스럽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및 서부 대개발 등과 맞물려 심각한 부동산 버블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에 대한 자본시장 개방 압력도 강도를 더할 전망이다. 대우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으로 GNP 대비 40%선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부실채권 규모가 확대되고 핫머니의 확대를 유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협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자본시장 개방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물론 위안화 절상이 중국에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베이징올림픽 개최와 WTO 가입을 계기로 자본시장 압력이 높은데다 원유 등 수입 원자재를 값싸게 들여올 수 있다.
그렇다면 위안화 절상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으로 국내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겠지만 전적으로 수혜를 입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대우증권 박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구조는 전형적인 가공무역 구조인데 중국의 완제품 수출이 위축되면 중국의 중간재 및 원자재 공급원인 한국과 미국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위안화 절상이 소폭에 그칠 경우 중국이 평가절상에 따른 가격상승분을 저임금으로 만회할 것”이라며 “오히려 한국 등 타 아시아 국가 통화의 동반 절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삼성·LG·현대자동차 등 중국 진출이 활발한 대기업은 수혜를 입겠지만 중국 수출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중국내 가격경쟁으로 수입업자의 단가인하 압력이 크고 수입업자의 고의적인 결제지연으로 부실채권 발생도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