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오픈한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편이다. 접속자수가 많은데도 서버가 그럭저럭 돌아가고 그래픽도 환상이다.”
“기대가 커서 그런지 실망스럽다. 특히 처음 접속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답답하다. 게임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지난 9일 오픈베타서비스에 돌입한 ‘리니지2’를 접한 유저들의 반응은 이처럼 크게 엇갈렸다. 한쪽에서는 ‘좋다’는 평을 했고 다른쪽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또 온라인게임을 자주 접해본 유저들 가운데는 벌써부터 게임상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도 있다.
가장 큰 불만은 역시 리니지2가 고사양의 컴퓨터에 최적화돼 있는데서 터져나왔다. 물론 아직 서버 자체가 불안정해 서버다운과 렉이 잦은 것이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낮은 사양의 컴퓨터로 게임에 접하려다 불거진 불만들이었다.
여기에 오픈베타서비스와 함께 실시한 업데이트 패치는 이같은 유저들의 불만을 더욱 증폭시켰다. 상당수 유저들이 패치를 받느라 게임에 접해보지 못했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한 유저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3시간 동안 게임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해 설치한 후 실행하니 무려 5시간 동안 패치 업데이트를 하는 바람에 미치는 줄 알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해 어렵게 접속에 성공, 게임안으로 들어갔다가도 느닷없이 튕겨버리는 바람에 허탈하다는 얘기였다. 캐릭터가 산에 끼거나 도랑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버그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도 나타났다.
하지만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런저런 불만을 토로하는 유저들을 상대로 “이제 게임이 오픈한 지 하루밖에 안됐는데 얼마나 해보고 불평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모든 온라인게임이 오픈 때는 버벅대기 마련인데 엄청난 고사양을 요구하는 리니지2가 이 정도면 애교로 봐줄만하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유저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앞으로 얼마나 빨리 자리를 잡아갈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일단은 ‘괜찮았다’는 것이 이들의 반응이었다. 이들이 주로 꼽는 호평의 이유는 당연히 수준급의 그래픽과 외산게임 못지 않게 많이 준비된 퀘스트, 초보자들을 위해 안내를 해주는 NPC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는 점 등이었다.
사실 리니지2는 유저가 줄어든 새벽시간에는 ‘이제 막 오픈베타를 시작한 게임 맞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서버가 안정돼 퀘스트를 찾고 빨리 레벨을 올리려는 유저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모습도 연출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유저들의 관심도 게임 내용과 관련한 방향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물론 벌써부터 레벨업을 하려면 단순 사냥을 반복해야 하는 노가다성이 강할 것 같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고, 일부 고레벨 유저들이 무자비한 플레이어킬링(PK)를 해 게임 분위기를 망친다며 눈살을 찌푸리는 유저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빠른 레벨업을 위해 질문공세를 펴는 유저들과 이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유저들이 곳곳에서 나타나 훈훈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