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에 `불똥` 튈까

 세계 2차전지업계의 강자인 소니가 중국 BYD에 리튬이온전지 원천기술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국내업계에도 불똥이 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니는 최근 일본시장 진출을 시도한 중국 최대의 2차전지 생산업체 BYD가 전극재와 패키지 구조 등 리튬이온 전지 내부구조 2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도쿄법원에 제소했다. 이에 따라 대형 2차전지 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는 내부 기술연구소와 법무팀을 통해 세부적인 기술검토와 특허침해 피소 가능성 여부를 조사하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양사는 아직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LG화학(대표 노기호)은 소니가 BYD를 대상으로 제소한 2건의 특허가 원천기술에 해당하지만 국내에는 특허등록이 되지 않아 일본에서 제품을 판매할 경우에만 특허침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소니가 제소한 내용이 원천특허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해 사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40여건의 리튬계 2차전지 관련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하는 등 현재 총 10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다”며 “최악의 경우 일본업체들이 보유한 특허와 LG가 보유한 특허를 서로 사용할 수 있는 크로스라이선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회사는 중국 BYD가 원통형 리튬이온전지로 일본시장에 진출하려다 피소를 당한 만큼 일본시장에는 전기자전거 및 전기자동차용 등 차별화된 중대형 리튬이온전지와 리튬이온 폴리머전지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자체 법무팀을 통해 조사한 결과 특별한 제소 사유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개발당시부터 일본 소니의 원천특허를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품을 개발, 특허침해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대로 중국 BYD의 시장확대 속도가 이번 특허침해 피소로 느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내 리튬 2차전지 업계의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인 A 박사는 “그동안 한·중·일 3국의 전지를 구입해 분석한 결과 국내업체들이 생산하는 리튬이온전지의 내부구조가 일본산 제품과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비록 중국업체를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 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언제든지 그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