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머크테크놀로지스 베르너파이퍼 사장

 지난해 8월 평택 포승산업단지에 LCD 핵심재료인 액정(liquid crystal) 연구개발(R&D) 센터와 생산공장을 건설한 머크테크놀로지스의 베르너 파이퍼 사장(43)이 처음으로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지난 2001년 결정된 머크의 한국 투자는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 LCD산업을 예측한 적기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외국 유력 LCD 부품소재 업체들의 한국 투자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이 세계 LCD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핵심 재료를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현재 점유율에 만족하지 않고 응답속도가 초당 16㎜에 이르는 빠른 차세대 TV·모니터·모바일용 액정을 한국에서 개발할 것입니다.”

 LCD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핵심재료인 액정은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 요구가 시급한 것이 사실.

 파이퍼 사장은 “한국에서 액정 국산화를 고려하는 것은 산업화의 당연한 순서지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난 100년간 액정 기술개발을 선도해 300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크는 기술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고 말한다.

 베르너 파이퍼 사장은 지난 1998년부터 한국에 머물며 머크의 한국 투자를 이끌었다.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뿐만 아니라 코리아글로벌포럼에 참여하며 한국 정부에 외국인 투자와 관련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5년간 정부는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보다는 시장 자체가 직접투자가 가능한 분위기가 성숙돼야 합니다. 투자하기 좋은 환경은 장벽이 존재하느냐의 문제보다는 얼마나 공정한 시장이 형성돼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한국은 아직까지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 공정한 경쟁체제가 형성돼 있지 않습니다.”

 이 회사는 2004년 액정사업 100주년, 회사 창립 334주년을 맞아 로고변경 등 대대적인 홍보를 기획하고 있다.

 “머크는 산업에서의 중요성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생소하지만 최근 본사에서 기업 이미지 개선 작업을 새로 정비하면서 점차 브랜드 홍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액정은 소비재와 직접 관련이 없지만 기업 이미지 제고와 한국 산업에 기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입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