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이 된 게시판 실명제 법제화가 정통부의 추진의사 철회로 무산됐다.
정보통신부는 인터넷 게시판에 난무하는 음란 및 명예훼손 게시물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게시판 실명제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해왔으나 일부 네티즌과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법제화를 추진하지 않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정보통신부 인터넷정책과 백기훈 과장은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해 게시판 실명제를 법제화하는 것을 유보하고 제3의 방법을 통해 게시판의 건전화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정통부의 ‘게시판 실명제 법제화 유보’ 방침은 사실상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민간의 반발뿐 아니라 부처 내부에서도 실명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법제화 추진에 따르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명제 법제화 추진이 무산됨에 따라 정통부는 게시판의 건전화를 유도할 제3의 방법으로 언론·업계·시민단체와 공동추진 중인 ‘이클린 코리아(e-Clean Korea) 캠페인’을 통해 건전한 이용을 독려하는 한편 게시판에서 클릭 한번으로 즉시 신고가 가능한 ‘게시판 핫라인시스템(가칭)’을 운영하는 방안 등을 진행 중이다.
특히 게시판 핫라인시스템은 스팸신고시스템과 마찬가지로 게시판에서 음란 및 명예훼손 게시물을 발견해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나 해당 게시판 운영자에게 곧바로 통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신고전용SW를 설치·운영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통부는 신고전용SW개발업체 선정을 추진하는 한편 SW의 빠른 배포를 위해 전문가 회의를 거쳤으며 주요 포털사업자와의 협력방안도 강구 중이다.
한편 사회운동단체인 진보네트워크센터(대표 강내희 중앙대 교수)는 정통부가 게시판 실명확인을 위해 신용평가업체의 신용정보 DB를 활용하고 있는 것은 개인정보보호 침해라며 정통부 진대체 장관, 한국신용평가정보 박상태 사장,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정장호 회장 등을 상대로 서울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