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소프트를 인수하려는 오라클의 가장 큰 적은 피플소프트 고객?’
63억달러를 제시하며 경쟁업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오라클에 반독점 문제 등 여러 장애요인이 많지만 특히 대학·공공기관 등 5100곳에 달하는 피플소프트 고객의 반대가 큰 걸림돌이라고 C넷이 진단했다.
이는 만일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게 되면 지원·관리 등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구축 비용이 더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적대적 인수를 처음 공표할 때만 해도 오라클은 “(인수 후) 피플소프트 제품을 더이상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반발이 커지자 서둘러 “10년간 지원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주 가진 애널리스트들과의 모임에서도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피플소프트 제품에 대해 10년간 지원할 것이라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피플소프트 고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열중했다.
그러나 피플소프트 고객과 업계 전문가들은 오라클의 ‘10년 서비스 지원’에 대해 반신반의하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마케팅 서비스 업체 영아메리카의 매리 라이니 최고정보책임자는 “10년 동안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기업은 보지도 못했다”며 “오라클의 공언에 대해 솔직히 믿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플소프트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콜로라도대학의 데이비드 마코우스키 정보시스템책임자도 “지난 5년간 피플소프트의 인력자원 소프트웨어 등에 3500만달러를 투자했다”며 “통상 경쟁기업이 없어지면 가격은 올라가고 서비스 품질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를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피플소프트 고객 중 60%는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제품도 사용하고 있는데 오라클의 인수 성공은 궁극적으로 피플소프트 고객을 얼마나 잡아놓는냐에 달려 있다. 현재 오라클은 해를 넘어가더라도 피플소프트 인수에 꼭 성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피플소프트의 저항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크레이그 콘웨이 피플소프트 CEO는 “만일 오라클의 적대적 인수로 인해 우리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손해를 입을 경우 구매가의 2∼5배에 해당하는 보상액을 물어주기로 했다”고 전하며 “오라클의 뜻대로 쉽게 M&A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