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업계가 노무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차세대 휴대폰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중 정상이 양국간 차세대 정보기술(IT) 등 10대 협력사업을 전개키로 합의함에 따라 휴대폰업체들이 우선적으로 중국 업체들과 3세대(G) 등 차세대 휴대폰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휴대폰업계는 그동안 중국이 3세대 이동통신 규격을 독자표준으로 추진하면서 향후 국내 업체들의 대중국 수출전망이 어두웠다는 점에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중 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투자여력이 충분한 대기업들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추진중인 3세대 이동통신 규격인 시분할-동기식코드분할다중접속(TD-SCDMA)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1월 중국의 다탕모바일커뮤니케이션·필립스와 합작으로 TD-SCDMA 휴대폰 칩세트 합작회사(회사명 T3G테크놀로지)를 설립한 삼성전자는 앞으로 이 분야에 수천만달러를 투자, 내년초에 상용폰을 개발해 중국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이 중국의 CDMA 휴대폰 시장을 휩쓸면서 중국 정부가 한국 업체들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차세대 휴대폰 분야에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노 대통령의 방중으로 중국과 전면적 협력동반자라는 관계가 형성되면서 투자 및 협력 분위기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탕모바일커뮤니케이션이 주도하는 또 하나의 표준화 그룹에 노키아·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함께 참여중인 LG전자도 중국에 대한 차세대 휴대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 중국의 글로벌 R&D센터를 통해 중국 서비스 및 제조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 TD-SCDMA를 비롯한 3G·4G 등 차세대 통신 표준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칭화대 등 현지 대학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휴대폰 및 정보통신 관련 우수인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중국향 3세대 휴대폰을 잇달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닥시안그룹과 합작으로 생산법인을 설립한 팬택계열은 중국 현지에 대규모 R&D센터 설립을 추진중이다. 닥시안과 제휴를 강화하고 현지 전문 연구인력을 흡수해 중국 최대의 메이저 휴대폰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팬택의 노순석 상무는 “닥시안과 협력을 강화해 오는 2008년에는 합작법인을 통해 연간 1000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대통령의 방중으로 중국 정부가 CDMA 기술 표준화의 협력을 약속함으로써 한국 휴대폰업체들의 입지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