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요 기업의 하반기 설비투자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13일 산업자원부가 반도체·전력·자동차·조선·철강·유통 등 24개 주요 업종별 매출액 상위기준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도 설비투자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하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9.2% 늘어난 15조3584억원을 설비투자에 쏟아부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에 투자한 13조5285억원보다 14% 가량이 증가한 수치다.
기업들이 이처럼 하반기 투자를 늘리는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 미국 등 세계경기 회복기대, 수출증가세 유지, 기업규제 완화 등으로 투자심리가 급속하게 회복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잇따른 금리인하 등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환경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가전·석유화학·일반기계·제지업종이 상반기에 이어 증가세를 확대하거나 유지할 것으로 조사됐고 반도체·섬유·조선·전자부품·정보통신·에너지 업종은 증가세 둔화 또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신제품 개발이나 설비확장 등 생산을 위한 투자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유지보수나 에너지절약 등 합리화투자의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올해 전체 설비투자 금액에서 한국전력·삼성전자·LG필립스LCD·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등 상위 5대 기업의 비중이 56%(16조1710억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조사기업의 설비투자는 전년동기에 비해 21.0%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최준영 산자부 산업정책국장은 “투자활성화는 단기적인 경기회복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며 “하반기에도 기업투자 활성화 정책과 함께 R&D 및 설비투자 등에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기업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