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하자니…보고있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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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을 따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매수세를 유입시키기 시작한 지난 5월 28일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4조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같은 기간에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27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기관과 개인은 이 기간에 거래소에서 각각 1조5000억원, 2조9000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도 각각 1500억원, 120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 기간 중 사상 최대 규모의 매수세를 보이며 종합주가지수 700선을 지지하고 있지만, 국내 기관과 개인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매수 주체들은 과연 이 시점에서 매수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외국인, 끝없는 매수 공세 이어질까=외국인들의 그칠줄 모르는 매수 공세는 다른 투자 주체들의 구미를 당길 만도 하지만 국내 기관과 개인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의 매수 이유가 국내 기업 실적호전 기대감 때문이 아니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미 증시 상승세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제 외국인 매수기조는 한미 증시에서 2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미국 증시에서 실적 효과가 큰 종목은 야후, 인텔, 시스코 등 일부 업종 대표주들이다. 지난 9일 야후가 사상 최대 실적 발표에도 불구,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증시에 악영향을 줌으로써 외국인 매수기조 약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매수세 약화 전망일 뿐 순매도 전환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신흥증권 이필호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기조 지속에는 한미 증시 상승으로 인한 기술적 부담 등이 우려되지만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보강되고 있어 강도는 약화되더라도 매수세 자체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 개인은 언제쯤 증시로 돌아올까=시황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내 기관과 개인이 증시에 입질을 시작하는 시기를 경기회복이 기대되는 4분기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더라도 당장은 이들이 증시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국내 투자주체들은 아직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증시에 발을 들여놓기 꺼리고 있다”며 “정부가 다양한 경기 및 증시 부양책을 쓰고 있지만 당장 증시 매력도를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개인들에게 지수 700 이하에서 저가 매수 전략은 바람직하지만 무리한 추격 매수는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다만 기관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 이동우 연구원은 “이전 두차례 상승장에서 기관들이 매수세로 전환했던 지수대가 750∼800선이라는 점, 테러 이후 상승장 때 700선 위에서 2조원에 가까운 신규자금이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유입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750선 이후 기관들의 매수세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