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슈퍼컴 프로젝트 연기에 업계 ‘울상’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됨에 따라 특수를 기대했던 중대형업체들이 사업 추진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 슈퍼컴퓨터 교체 프로젝트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하 KISTI)의 테라클러스터 프로젝트,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 프로젝트 등이 당초 업계의 예상과 달리 도입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초부터 이들 슈퍼컴프로젝트의 수주를 위해 사업 계획과 전략을 마련해온 업체들도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120억여원의 예산을 이미 확보한 ADD는 당초 5월 발주해 9월경 사업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현재까지 제안요청서(RFP)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벡터형 슈퍼컴퓨터를 어느 수준까지 SMP 방식으로 바꿀 것인지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향후 구체적인 일정이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28억원 규모의 KISTI 프로젝트 역시 이달 초 원장의 프로젝트 집행 사인이 떨어짐에 따라 곧바로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KISTI측이 갑자기 RFP 수정 작업을 시작함에 따라 발주가 지연되고 있다.

 더욱이 조영화 KISTI 원장의 임기가 이달로 끝나고 공모를 통해 신임 원장을 선출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관련 업체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의 우려는 더 크다. 최근 기상청은 예산처에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 프로젝트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 주변에서는 “예산처에서 정부 예산 부족을 이유로 프로젝트를 내년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슈퍼컴 프로젝트의 수주를 준비하고 있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슈퍼컴 프로젝트는 해당 수요처의 전산 자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슈퍼컴 업계의 발전에도 일조할 것”이라며 “관련 기관과 정부가 생각을 전향적으로 바꿔 조속히 추진 일정을 확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