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기기자의 게임속으로]소모품으로 전락한 암사트라

 ‘탄트라’ 본서버에 유저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던전이 오픈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던전에서는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현존 최고의 검이라고 불려온 ‘시미터’를 비롯해 고급 아이템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당연히 던전 전 지역이 새로운 아이템을 얻으려는 고레벨 유저들로 북적대고 있다.

 그렇지만 ‘옥에 티’랄까. 대다수의 유저들이 ‘암사트라’라는 고급 갑옷의 존재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던전이 나오기 전에 2차 지역에 출현했던 ‘유그라 나가무드라’에서 가끔 얻을 수 있었던 이 갑옷은 기존 전용갑옷에 비해 높은 차크라를 요구하면서도 성능면에서는 오히려 떨어져 쓸모가 없어져 버렸다.

 실제로 이 갑옷은 기존 전용갑옷에 비해 방어력이 약간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를 착용하면 벨트를 사용할 수가 없어 전용갑옷과 벨트를 착용할 때보다 방어력이 크게 떨어진다. 더구나 이 갑옷을 착용하면 제련을 할 수 있는 기회도 확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해 일부 유저들만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으로 입고 다니거나 사냥할 때 내구도가 다 닳아 사라져도 아까워하지 않는 소모품으로 이용할 따름이다.

 이에 대부분의 유저들은 몬스터가 암사트라를 떨어뜨려도 줍지 않거나 가져다 헐값에 팔아버리고 있다. 다만 최고급인 ‘크리슈나의 암사트라’ 정도는 차후 패치를 통해 벨트를 함께 착용하도록 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창고에 고이 모셔두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쯤되자 유저들은 탄트라 기획팀이 아이템에 대한 세부 시나리오를 설정해 두지 않은 상태에서 필요에 따라 아이템을 늘리는 데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어떻게 상위개념의 아이템 능력치가 하위개념의 아이템보다 떨어지도록 기획했느냐는 얘기다.

 물론 탄트라월드는 이번 던전 오픈과 함께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 고레벨 유저들은 비좁은 사냥터에서 탈출해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사냥터를 얻었고, 중레벨 유저들도 고레벨 유저들이 빠져나간 사냥터에서 훨씬 여유있고 스릴있는 사냥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던전에서 나오는 아이템을 중레벨 유저들에게 싸게 공급하는 유저들도 많아 한동안 동일한 아이템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유저들이 새로운 아이템으로 교체하는 즐거움도 맛보고 있다.

 특히 ‘시미터’나 ‘암사트라’의 후속 아이템도 이미 낮은 확률로 드롭되고 있어 이를 향한 유저들의 기대도 크다. 어렵게 개발해 준비해 놓은 아이템 하나하나가 모두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개발사측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할듯 싶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