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의 회의로 통칭되는 수석보좌관회의는 청와대발 뉴스의 산실이다. 검찰·북핵·기업개혁·노사문제·인사혁신·행정혁신 등등 이루 셀수 없는 주제가 소화됐고 그에 따라 관련 수석이나 보좌관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곤 한다.
그러나 직제가 신설된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유독 그렇지 못하다. 5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김태유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기자들에게 별도의 현안브리핑을 가진 적은 없다. 그렇지만 정보과학기술보좌관직제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기대는 사뭇 다르다. 이는 청와대 입성 이후 노 대통령의 발언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출범 초 국무위원·수석보좌관 워크숍에서는 “다음 5년, 10년을 먹고 살 수 있는 먹거리가 제일 고민”이라고 했고 일주일 뒤에는 “기술혁신이야말로 경쟁력의 뿌리”라며 ‘제2의 과학입국’을 강조했다. 취임 100일엔 “기술혁신을 국정과제 첫번째에 놓고 있다”고 했고 지난달 25일 한국산업기술대학 방문에선 “선거 때는 인기가 없어 안했지만 당선된 다음날부터 기술혁신을 첫째로 내세웠다”고 했다. 최근에는 2만달러시대라는 화두를 국정목표로 선언했다.
노 대통령이 시간날 때마다 말하는 국정과제와 국정목표가 김 보좌관이 맡은 업무 전부다. 이공계 살리기를 포함한 제2 과학기술 입국과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이 그것이다.
첫번째 국정과제라고 한 기술혁신이나 국정목표로 천명한 2만달러시대 기반구축은 앞의 두 과제의 성공없인 단순한 상징일 뿐이다. 이 두 과제의 성공은 참여정부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이같은 배경에서 김 보좌관은 최근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중국은 이공계가 정권을’이라는 대통령의 중국방문 소회에 반응하듯 김 보좌관은 이공계 공직진출 확대방안을 첫번째 작품으로 제출했다. 이달말까지는 2만달러시대의 주역인 차세대 성장동력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 보좌관은 “노 대통령은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의 일환인 이공계 공직진출 확대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을 뿐더러 이를 바탕으로 정보통신 일등국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기획하고있다”고 전한다.
참여정부의 성패, 한국경제의 미래경쟁력이 김 보좌관의 조율에 있다는 일각의 해석이 과장된 것은 아닐 성싶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하지만 그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