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시장 진입장벽이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금융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죠.”
LG카드의 박치경 IT담당 상무(46)는 “기본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경쟁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사업행위 자체가 어려워져 결국은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 말한다.
LG카드가 최근 2∼3년간 1000억원대를 넘나드는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도 경기가 어렵지만 IT중장기 계획에 따라 1400여억원(차세대시스템 2차연도 개발비용) 상당의 투자를 결정했을 정도다.
박 상무는 메인프레임 환경이란 점을 고려해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안정성에는 만족을 하지만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안으로 생각해낸 것이 컴포넌트 기반 개발방법론(CBD)이다. 메인프레임 언어가 기술적 한계가 있어 CBD를 100% 소화해내기는 힘들겠지만 가장 근접하게 적용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보통 유닉스 기종에나 탑재하는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를 메인프레임에 올리는 프로젝트를 국내 처음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업의 IT는 얼마나 좋은 고객을 갖고 어떻게 신용관리를 해야하는지 방안을 찾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에 LG카드는 지난 98년 데이터웨어하우스를 만든데 이어 지난해는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을 재구축했다. 올 8월이면 CRM을 확장한 e-CRM 구축을 앞두고 있다.
박 상무는 금융권 시스템의 미래와 관련해 현재처럼 신용관리 등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개발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CBD처럼 기본적인 공통 모듈을 적용하는 방법도 늘어날 것이란 계산도 빼놓지 않았다.
“단일기종을 고수해 왔는데 어느 시점에서 바꿔야 할지 고민입니다. 오래될 경우 공급업체에 종속될 위험 때문이죠.” 시스템 속에 IT노하우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박 상무의 새로운 고민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