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전문인력 구인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의 모바일기업과 대학이 손을 맞잡고 주문식 인재공급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대구지역의 전략산업으로 떠오른 모바일부문의 전문인력 공급난을 해소하는 동시에 향후 신생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풀을 마련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진전문대학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는 대구지역 중견 모바일 관련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디토소프트(대표 박문근), 모빌랩(대표 박희정), 네트큐(대표 엄태억) 등 전문업체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육내용의 핵심은 단기 모바일CPP(CPP:C++ programming Practical Project)’다. 이 과정은 휴대폰·PDA 등 모바일 프로그래밍언어인 C++언어 고급 프로그래밍 작성과 기업체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능력, 영문 기술서 독해 및 이해능력, 알고리듬 분석 및 자료 구조 설계능력 등 교육 이수 후 기업에서 즉시 쓸 수 있는 내용으로 짜여 있다.
ECRC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디토소프트와 인력공급에 대한 협약을 맺고 모바일CPP 단기교육 이수자를 모두 채용하는 주문식 위탁채용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이달 말까지의 교육을 이수한 12명의 수강생은 인력공급을 주문한 디토소프트와 이미 이달 1일자로 2000만원에 가까운 연봉계약을 맺었다. 경북대·영남대 등 이 지역 4년제 대졸자와 전문대 졸업생 및 기존 회사원인 이들은 교육도 마치기 전에 해당 기업에 채용됐다.
하지만 교육과정이 엄격하기 이를 데 없다. 영진전문대 정보관에서 5개월째 맞는 이번 학기 교육도 교수와 외부 강사의 진행으로 하루 6시간 수업에 오후 10시까지의 자율학습, 과제 제출 등 스파르타식으로 이어진다. 최초 선발인원 20명 중 5명이 성적 부진, 체력 한계 등으로 중도 탈락했을 정도다.
교육생 김운기씨(27)는 “5개월의 단기교육이지만 교육 강도가 일반 대학의 3학기에 해당할 정도”라며 “하지만 교육이 끝나는 대로 해당 기업에 곧바로 취업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교육 강도만큼이나 업체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디토소프트 조병호 이사는 “보통 인력을 충원하면 1∼2년 정도는 교육해야 하는데 이 과정의 이수자는 프로젝트에 즉시 활용할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맞춤식 인력공급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자 다른 모바일기업들의 인력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지역 모바일기업인 모빌랩(대표 박희정)과 네트큐(대표 엄태억)도 최근 20여명에 가까운 인력을 채용하겠다며 교육 프로그램을 주문했다. 디토소프트도 연말쯤 30명을 추가모집하겠다는 의향을 보내왔다.
이에 따라 영진전문대 ECRC는 하반기 프로그램을 2기와 3기로 나누고 아예 100% 무료합숙과정으로 전환해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부담은 줄이면서 교육의 강도를 높여 좀더 우수한 인력을 모바일기업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교육을 맡고 있는 김기종 교수(컴퓨터정보기술계열)는 “앞으로 이 같은 채용시스템이 늘어나 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능력을 겸비한 인력을 대학에서 단기교육 후 선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기업체의 주문에 따라 필요한 인원만큼 교육해 공급하는 교육이 모바일기업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영진전문대 ECRC의 CPP 교육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