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의 맏형격인 제일모직이 창사 50주년을 맞는 내년을 기해 사명을 변경하기로 하고 최근 외국의 네이밍 전문업체에 새 이름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은 모태사업인 패션과 직물에 근간을 두면서 21세기 수종사업으로 육성중인 화학과 전자재료 등의 사업을 아우르고 ‘삼성’ 브랜드를 가미한 종합영문 이니셜로 개명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98년 삼성그룹이 제2창업을 선언한 당시에도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아들여 이름을 고수했던 제일모직이 이번에 개명을 결정하게 된 것은 삼성의 브랜드 가치 업그레이드를 신경영의 핵심과제로 삼은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제일모직의 지난해 매출액 1조9957억원 중 직물(11%), 패션(42%), 화학(44%), 전자재료(3%) 등인 사업구조를 새 CI에 제대로 반영해 첨단기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명실상부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이자 제일모직의 실질적인 오너인 이서현 부장(31)의 견해가 충분히 고려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서현 부장은 미국 퍼슨스 디자인스쿨에서 공부한 재원인 데다 신감각이 뛰어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명으로 영문이니셜을 택하는 최근의 대기업 추세와 첨단 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해 전문기업다운 사명변경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새로운 브랜드에 이건희 회장의 삼성 브랜드에 대한 사랑, 제일모직의 신경영 이미지, 이서현 부장의 신감각 등이 어떻게 묻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지난 98년 그룹 분리 이후 한동안 이름을 유지하다 CJ그룹으로 간판을 바꿔단 제일제당(창립 1953년), 새한으로 변신한 제일합섬(창립 1972년)에 이어 제일모직까지 개명에 나서면서 제일 브랜드의 간판기업들은 새 옷을 갖춰 입게 됐다.여기에 광고기획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마지막 ‘제일’ 브랜드의 제일기획까지 새로운 경영비전에 맞는 CI 개선작업에 조만간 착수할 것으로 보여 ‘제일’은 역사속의 명문기업으로 남게될 것으로 보인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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