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의 중요한 모멘텀 중 하나는 바로 기업들의 실적이다. 상장 및 공개 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종목별 부침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역시 야후·마이크로소프트·인텔·IBM 등 우량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며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반적으로 미국 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주요 IT기업의 실적은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미달하고 있는 듯하다. 상승세를 타던 미국 증시가 조정에 들어간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국내 기업 실적 발표의 백미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우량주인 데다 외국인 매수세의 최대 원동력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시 시장의 관심은 2분기 실적보다는 향후 전망에 좀더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보다 훨씬 저조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증시는 2분기 실적보다는 하반기 전망에 좀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2분기 실적부진이 이미 예고됐던 데다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며 오히려 실적보다는 향후 전망에 관심을 두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지난주말 700선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가 40만원선을 견고하게 지켜낸 것은 투자자들의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증권사들도 실적 발표후 경쟁적으로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실적에 연연하기보다는 향후 전망에 기대를 거는 듯한 분위기다. 하반기에 주력 부문인 반도체와 휴대폰 부문의 턴어라운드가 확인되고 2분기 실적의 견인차인 TFT LCD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성장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같은 이유를 들어 상당수 증권사는 하반기에 삼성전자가 작년 4월 기록했던 전고점(43만2000원) 돌파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의 대세 상승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선전이 필수적인 만큼 증권사들의 분석이 틀리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