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증시는 각종 경제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술주의 2분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치가 낙관적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다만 사흘 연속 하락하던 다우지수가 18일 반등에 성공하면서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는 않았다.
주간 단위로는 다우지수만 소폭 상승했을 뿐 나스닥S&P·필라델피아지수 모두 떨어졌다. 종목별로도 인텔과 AOL만 상승세를 유지했고 IBM·MS·모토로라·아마존·HP·시스코 등 대부분의 기술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주기를 판정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2001년 3월 시작된 침체가 8개월 만인 11월에 끝났다고 공식발표했으며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자도 줄어들었다. 7월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제조업 지수도 8.3으로 전월보다 개선됐고 미시간대학의 소비자태도 지수는 6월보다 올랐다.
이 같은 경제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술주들의 실적은 월가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IBM은 2분기 순익이 주당 89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나 달러화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3% 증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휴대폰업체인 노키아도 2분기 순익이 작년 대비 줄어들었고 3분기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MS 역시 특별비용을 제외한 세후 순익은 주당 23센트로 예상치를 밑돌았다. 다만 MS는 하반기 매출목표치를 상향조정하면서 주 후반 지수 상승에 도움을 주었다. 주 초반에는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월가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실적 전망이 기대만큼 밝지 못하다는 지적으로 생각한 인텔 효과는 없었다.
이번주에도 대형주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최대 미디어업체인 AOL타임워너, 온라인 소매점인 아마존, 최대 장거리통신업체인 AT&T, 보잉, 3M 등이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경제지표로는 내구재 주문, 신규·기존 주택 판매 등이 예정돼 있다. 경제 역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믿을 만한 지표로 확신을 주지는 못하는 상태다.
미국 증시가 실적 발표 시즌을 어떻게 넘어갈지 주목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