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이 부활할 것인가.’
LG필립스LCD의 6세대 라인 장비 발주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주성의 재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성이 이번 LG 6세대 장비 발주에서 LG 5세대에 납품한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다면 삼성전자와 관계악화로 추락했던 위상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반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성은 한때 삼성전자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반도체 화학기상증착(CVD)분야 아시아 맹주로 떠오른 차세대 기대주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관계가 갑자기 악화되면서 지난해 8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린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런 주성이 다시 스포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올해초 LG필립스LCD 5세대 라인에 CVD 2대를 공급한데 이어 지난달 대만 치메이에도 5세대용 CVD 1대를 납품, 반도체에서 LCD분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빠르게 옮기면서 부터다.
하지만 이번 6세대 장비 발주는 시험용으로 소량 도입된 5세대와 달리 대규모 장비수주도 가능해 잘하면 이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AKT와 양강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최근 LG 장비구매팀과 활발한 발주 상담을 진행중인 장비업계에서 주성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는 것.
세정장비업체 한 CEO는 “주성이 AKT와 수주량을 반반씩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최상의 시나리오까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라며 “적어도 LG 6세대 CVD 라인의 40%는 주성이 점하지 않겠느냐 하는 추측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경쟁업체인 AKT 관계자도 “주성이 AKT와 비슷한 수주량을 올릴 수 있다는 소문을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고 확인해줄 정도다.
하지만 일각에선 비관론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LG 5세대 라인에 주성의 CVD가 들어갔지만 AKT의 독점을 막기 위한 소량에 그쳤고, 6세대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작 주성측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LG에 이어 대만 치메이에서도 5세대 장비를 구입한 사례를 꼽으며 사뭇 기대를 거는 눈치다.
주성 관계자는 “LG 6세대 CVD 한대 가격이 1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여 만약 수주때는 매출이 급증하는 만큼 매출 발생시점을 올해로 잡을 것인지 내년으로 잡을 것인지를 놓고 고민중”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주성은 당초 올 매출목표 650억원을 훌쩍 넘겨 사상최대의 매출도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