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차세대 전자상거래 표준 `ebXML냐 로제타넷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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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상거래 표준의 왕좌 자리를 놓고 두개의 표준이 전세계적으로 한판 세 대결을 펼치고 있다.

바로 ebXML(electronic business eXtensible Markup Language)과 로제타넷(Rosettanet)이다. 두 표준은 모두 차세대 인터넷 언어인 확장성표기언어(XML)를 기반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개발주체가 각각 달라 프레임워크상에 여러가지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두 표준이 함께 사용되기 위해서는 상호운용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을 드러낸다. 효율성 측면에서도 여러가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어느 표준이 더 우수한가 그리고 향후 어느 표준이 대세로 떠오를 것인가에 대해 집중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ebXML이 이상적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아왔으나 최근 유엔에서 차세대 전자상거래 표준으로 승인을 받으며 다시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ebXML이다”=전산업에 적용이 가능한 범용모델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로제타넷 등 여타 표준들은 특정 업종 및 솔루션업체들에 의해 개발돼 전세계적 범용 표준으로 자리잡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국제기구 차원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힘을 싣고 있다. ebXML은 유엔 전자거래표준제정국제기구(UN/CEFACT)와 민간 세계표준화기구인 OASIS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ebXML의 개방성과 뛰어난 상호운용성도 업계에 큰 영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개방성은 표준 개발작업에 있어 누구나 비용부담 없이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이며 또 상호운용성은 ebXML 표준에 맞춰 누구나 특정 솔루션이나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확산 일로에 있는 e비즈니스의 범위를 계속 수용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표준을 개발하고 있어 새롭게 떠오르는 XML 관련 다양한 기술의 접목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고 있다.

 ◇“아니다”=ebXML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범용성에 대해 너무 이상적이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bXML은 지난 99년 11월부터 UN/CEFACT와 OASIS가 공동 개발에 들어갔으나 아직은 전산업에 통용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서 5개 내외의 업체들이 ebXML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을 개발했지만 이들 역시 모든 산업에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실정이다. 단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발표될 예정인 3.0 버전은 완성도가 매우 높다는 분석이 강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내용물이 나와봐야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ebXML측 관계자들도 앞으로 3∼5년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도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어 ebXML에 대해 확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로제타넷이다”=전자·반도체·솔루션 등 특정산업을 중심으로 이미 검증과정을 거쳐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이들 산업이 전자상거래와 유관성이 매우 높은 산업들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올들어 통신·물류·자동차 등 타산업에 파장효과가 상당한 산업분야도 채택을 추진하고 있어 전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이 오는 2006년 7월부터 도입하기로 한 ‘폐기물처리법’이 로제타넷을 통해 이뤄지기로 한 것도 확산보급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제타넷의 확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은 무엇보다도 국제기구 차원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보급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로제타넷은 전자산업 관련 500여개 기업이 참여해 활동하고 있으며 이 추세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로제타넷을 주도하고 있는 다국적 IT기업인 인텔은 오는 2006년까지 전자문서교환(EDI)시스템을 로제타넷으로 완전 교체한다고 발표, 관련업계가 이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등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아니다”=로제타넷은 범용성이 떨어져 모든 산업으로의 적용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텔·노키아 등 일부 업체들이 특정산업에 특화시켜 개발한 표준이기 때문에 모든 산업에 적용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여기에 로제타넷은 일부 선두업체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발이 상당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로제타넷 표준은 민간업체들이 참여해 개발했기 때문에 향후 로열티 지불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많은 업체들이 채택하는 데는 주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전망=ebXML과 로제타넷 가운데 차세대 전자상거래 대표 표준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ebXML측이 얼마나 빨리 완벽한 범용성을 갖춘 표준을 개발하느냐 그리고 로제타넷이 얼마나 빨리 타산업으로 파급되느냐가 대표성 측면에서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과정에는 이르면 올해 말 ebXML측에서 발표할 예정인 3.0 버전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3.0 버전의 완성도가 높을 경우 ebXML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 개발이 크게 활기를 띠고 또한 이를 채택하려는 기업들이 늘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한동안은 로제타넷이 타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 의견

◇이정남 ebXML 아시아위원회 ITG 의장 jnlee@innodigital.co.kr

 ebXML 표준 제정 활동이 시작된 지 벌써 3년여가 지났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표준 규약들이 2.0을 완성했으며 기술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ebXML이 실질적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무엇보다도 ebXML은 국제 전자거래 표준화 기구와 업종별 단체 그리고 솔루션 개발업체들이 모두 참여해 국제표준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렇게 제정된 ebXML 프레임워크가 B2B에서 실질적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음은 여러가지 면에서 짐작할 수 있다. 다양한 산업그룹 및 표준화기구들이 ebXML 표준 지원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GCI 등 산업별 단체들도 ebXML을 채택하기로 하고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산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는 없으나 ebXML 표준의 영향력을 각 단체가 인정한 것이라 볼 수 있어 기업들의 기본 프레임워크 채택에 방향성을 제시해준다고 하겠다. 이밖에 실제 B2B 프로젝트에서 ebXML을 도입한 실질적인 구축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ebXML이 향후 1∼2년 안에 대부분의 산업군에서 B2B의 실질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까지 나온 표준 가운데 ebXML이 B2Bi를 위한 기업거래 전분야에 대한 표준을 제정하고 있는 가장 광범위한 표준 프레임워크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요구는 벌써 기업간거래에 있어서 특정 산업영역이나 지역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런 요구가 ebXML이 시장에서 수용되는 시기를 앞당기고 있으며 벌써 많은 프로젝트들을 통해 이를 입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선호 명지대 교수 shk@mju.ac.kr

로제타넷은 지난 98년 창립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전세계적으로 54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전자부품, 정보기술, 반도체 제조, 솔루션 공급자 기술위원회로 구성돼 있으며 올 초 통신위원회가 추가로 구성됐다.

 로제타넷은 마케팅·수요예측·설계·구매·제조·물류·전자자불의 7개 분야에서 구현사업을 수행해왔다. 구매 분야에서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일본의 OMJ(Order Management in Japan)로 소니 등 2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 사례에서 업무 프로세스만도 12개에 이르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 리더인 소니는 그동안 사용해온 EDI를 중단하고 로제타넷을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기업들이 자체 예산으로 로제타넷 표준을 구현하는 반면에 아시아에서는 아직 정부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에서 로제타넷 표준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전자상거래 표준을 주도하는 기관에서 B2B 전자상거래 프레임워크의 국내 표준을 ebXML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ebXML에 더 많이 투자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들은 오히려 ebXML보다는 현장에서 구현이 가능한 로제타넷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 미국·일본·유럽 등은 표준을 지정하지 않았으며 시장의 추세를 관망하고 있다. 아직 어떤 프레임워크가 시장을 지배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기술이 계속 진화하는 상황에서 한 프레임워크를 표준으로 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로제타넷의 강점은 전자 및 통신업계의 오프라인기업들이 앞장서서 개발하고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의 필요에 의해 자생적으로 탄생한 표준인 것이다. 그리고 ebXML·UDDI 등과 같은 기술들을 채택해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로제타넷은 지난해 물류 및 유통 전문 국제기구인 GS1에 통합됐으며 이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표준 개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