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에어컨 ‘휘센’, 위니아만도 김치냉장고 ‘딤채’, 삼성전자 휴대폰 ‘애니콜’.
세계시장에서 선두자리를 다투거나 내수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이들 유명제품의 브랜드 뒤엔 부품업체의 숨겨진 노하우가 담겨있다. 부품업체들이 일본 부품업체들이 주도권을 쥔 세계시장에서 차별화된 부품을 개발함으로써 완제품의 성능개선과 원가 경쟁력에 일조, 이들 완제품을 우리나라 대표 간판으로 확실하 자리매김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 중국 등 후발주자와의 기술격차를 더욱 벌이고 미국 등 선진국과의 가격차를 좁히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 1위인 LG전자 휘센은 올들어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 했다. 아이티엠(대표 서용운 http://www.itmbiz.com)이 하프미러와 터치패널(외장 디스플레이)을 일체형으로 조립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 LG측에 공급하기 시작했기때문.
LG전자는 이를 통해 하프미러와 터치패널을 각각 만든 후 별도 공정을 통해 조립하던 예전의 복잡한 방식에서 탈피함으로써 공정을 한단계 줄이고 제품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아이티엠측은 밝혔다.
또 주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김치냉장고 ‘딤채’.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조차도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여전히 ‘2류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위니아만도(대표 황한규)의 협력업체인 이젠텍(대표 이배근 http://www.ezentech.co.kr) 때문이다.
이젠텍은 500톤의 유압프레스로 김치냉장고 내부인 사각모양의 인케이스를 통째로 찍어내는 독자적인 프레스가공 기술을 지난 95년께 만도측과 공동 개발, 보유하고 있다. 이 독자기술 덕분에 김치냉장고 내부온도 편차가 언제나 일정해 김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삼성·LG측과의 성능에서도 차별성을 띤다고 이젠텍측은 설명했다.
삼성 성공신화라고 불리는 휴대폰 ‘애니콜’에도 수많은 부품업체들의 땀이 배여있다. 특히 그 중 삼성전자 휴대폰 물량의 80∼90%를 소화하는 삼성전기 기판사업부의 공을 빼놓을 순 없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삼성전자측과 상품기획 단계부터 양측 기술자들이 협력해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등 신속한 신제품 출시로 애니콜의 일류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 기능이 다양해지고 초박막화되는 휴대폰을 개발하기 위해 차세대 빌드업·스택비아 등 첨단 기판기술을 상용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편향코일(DY)을 생산, 삼성SDI의 브라운관과 삼성전자의 모니터가 세계 1등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고 삼성전기측은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