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테크, 이번에는 코스닥행 티켓을 거머쥘까.’
중견 PC업체인 주연테크가 다음달 1일 코스닥위원회에 등록심사를 재청구함에 따라 PC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코스닥 등록보류라는 쓴 잔을 마신 주연테크가 이번 코스닥 심사를 통과할지 여부가 향후 국내 PC산업 전반에 대한 시장평가를 좌우하는 시금석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 6위의 PC제조업체 주연테크는 지난해 매출 1877억원에 당기순익 29억원을 올렸고 창사이래 흑자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 외관상 코스닥 등록에 결격사유가 없는 회사로 평가된다. 하지만 PC산업의 미래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삼보, 현주, 현대멀티캡 등 선발 PC업체들이 증시에서 모두 부진한 성적을 보인 점이 주연테크의 코스닥행에 발목을 잡고 있다.
주간사인 브릿지증권의 이선제 과장은 “주연테크는 여타 PC업체에 비해서 고정비 지출이 적은 견실한 관리체계를 갖고 있어 PC제조분야에서 경쟁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문제는 개별기업의 실적이 아니라 증권시장에서 향후 PC산업의 성장전망을 어떻게 판단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닥에 먼저 입성한 현주컴퓨터와 현대멀티캡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주연테크도 기업평가에서 일정부분 손해를 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연테크의 송시몬 사장은 “PC제조를 무조건 사양산업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PC산업의 특성에 대한 무지 때문”이라면서 “국내 데스크톱 PC시장은 향후에도 연 200만대 규모를 계속 유지될 것이며 포스트PC 수요를 통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주연테크의 두번째 도전에 대해 중소 PC업체들은 주연테크의 코스닥 진입이 또다시 좌절될 경우 파장을 우려해 내심 잘되길 바라는 상황이다. 세이퍼컴퓨터의 박종진 사장은 “주연테크에 대한 코스닥 등록심사는 다른 PC업체들의 기업가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아무쪼록 공정한 기업평가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