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9일 한국EMC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김경진 사장(46)은 “3시간 자고 12시간을 일할 정도로 강행군하고 있지만 너무 재미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장 임명과 동시에 바로 아태지역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1주일내에 사업계획을 제출하는 등 ‘속도전’을 치르고 있는 김 사장은 “안정된 조직을 통해 한국EMC가 흔들림 없이 나아가도록 하고 중단되지 않고 고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두가지가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4000억원대에 이른 조직을 계속 성장시켜야 하는 부담을 비롯해 히타치 계열군과 한국HP와 같은 서버업체들이 시장공략을 강화하는 이 시점에서 김 사장의 역할은 전임 사장보다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은 ‘2단계 도약해야 하는 한국EMC가 처한 상황은 오히려 모멘텀을 만났다’는 점에서 낙관적으로 분석한다.
김 사장은 “시장에서는 아직도 한국EMC를 시메트릭스를 주제로 한 하드웨어업체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제는 스토리지와 관리 소프트웨어만이 아닌 새로운 화두로 부각되고 있는 ‘정보주기관리(ILM:Infomation Lifecycle Management)’ 측면에서 그에 필요한 제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서비스, 컨설팅 등 4가지 요소를 모두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임 사장으로 처음 평가받게 되는 3분기에는 하이엔드 최상위 기종인 DMX3000을 비롯해 다양한 신제품과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그간 다소 취약하다고 평가받아온 비동기 모드 기반의 재해복구솔루션도 ‘SRDF/A’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시되고, 미드레인지 NAS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NS600도 출시되는 등 제품 라인업 보강을 기반으로 영업력을 발휘해보겠다는 각오다.
김 사장은 스스로에 대해 “열심히 하고 낙관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성취가 가능하면 달려가지만 매사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이유로 23일 사장 이취임식을 겸해 모인 전체 직원 모임에서 “열정과 함께 더 많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다소 ‘소프트한’ 취임사를 밝혔다.
그간 정형문 회장이 이끌어온 ‘성과’가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김 사장은 “정 회장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8년간 지사장으로 쌓은 노하우를 최대한 흡수해 한국EMC 제2의 도약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