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가 마련한 방송법 개정 확정안은 △방송·통신 융합환경에 따른 방송사업자의 재분류 △방송위의 위상 재정립과 방송정책 독자추진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 △방송위의 방송사업자에 규제기능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소유지분제한의 현행 33%선 유지, SO의 채널구성 및 운영에 대한 규제강화, 홈쇼핑사업자에 대한 규제강화, 공시청수신설비이용방송(SMATV)의 제한적 허용을 규정한 방송망 상호이용계약 체결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지상파방송사를 제외한 대다수 방송사업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이같은 방송사업자와 관련부처와의 다양한 갈등요소로 인해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방송법 개정안 주요 내용=방송사업 허가제도를 개선해 현행 방송위의 허가추천 및 정통부의 허가를 방송위의 사업허가와 정통부의 방송국 허가로 조정했으며, 방송정책 수립시 문화부와의 ‘합의’ 문구를 ‘협의’로 수정했다.
또한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의 SO 전환승인절차를 폐지했으며, 위성방송의 SMATV 제한적 허용, 디지털멀티미디어(DMC) 법적 근거 마련, 홈쇼핑방송사업자의 금지행위 신설, 과징금·벌금·과태료의 상향조정 등이 주요 개정 내용이다. 이와 함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외국인 소유지분 제한을 현행 33%에서 49%로 완화했다.
◇방송사업자 및 관련부처 반발=지상파방송사를 제외한 SO·PP·위성방송사업자·홈쇼핑방송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SO는 대기업 소유지분제한 현행 유지, 채널편성권 규제, 위성방송의 SMATV 제한적 허용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도 SMATV의 제한적 허용에 대해 어떠한 명분으로도 시청자의 수신방법을 제한할 수 없다며 완전허용을 요구했다.
일반 PP는 주 수익원인 인포머셜광고에 대해 방송위가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광고수익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으며, 홈쇼핑방송사업자들은 방송위가 채널편성을 직접 규제하고 금지행위를 신설함으로써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견했다.
문화부와 정통부 등 관련부처도 방송위의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내심 불만스러운 입장이다. 오지철 문화부 차관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방송정책과 관련한 방송위 방송법 개정과 관련해 문화부의 고유 권한과 의무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방송위에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통부도 방송위의 안을 면밀히 검토해 공식적인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표시할 방침이다.
◇제2기 방송위의 한계 노출=방송계와 방송위 사무처 내부에서도 이번 확정안에 대해 제2기 방송위원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방송위원 9명 중 모두 4명이 지상파방송사 출신으로 지상파방송사에 치우친 정책을 펼칠 수도 있다는 출범 당시의 우려가 현실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O에 대한 대기업의 소유제한 현행유지는 방송위가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을 충분한 논의없이 뒤집었다는 비판과 지상파방송사외의 방송사업자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방송위 한 관계자조차 “산업적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뉴미디어 정책을 여전히 공익성·공영성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다”며 “뉴미디어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제2기 방송위 구성의 문제점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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