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IT기업 2분기 성적표 열어보니…

 퀄컴,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 AT&T와이어리스가 쾌재를 불렀다. 세계 최대 미디어기업인 AOL타임워너는 합병 이후 최대 분기실적을 냈으나 온라인사업부의 부진으로 기뻐할 수만은 없게 됐다. 루슨트테크놀로지는 손실폭을 줄인 데 만족해야 했다.

 23일(현지시각) 2분기(4∼6월) 기업성적표를 받아든 IT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AOL타임워너는 부진속에서도 실적개선을 일궈냈으며 퀄컴과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도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루슨트는 13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했으며 반도체업체 LSI로직은 매출감소로 적자가 심화됐다.

 ◇퀄컴=CDMA 휴대폰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퀄컴은 매출 급증에 힘입어 3분기(4∼6월) 실적이 흑자로 돌아섰다. 분기 순익은 1억9170만달러(주당 23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80만달러(주당 2센트) 순손실에서 크게 개선됐다. 이 기간 매출도 9억2160만달러로 작년 동기 7억7090만달러보다 20% 증가했다. 중국과 인도 등지의 저가형 휴대폰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기술 사용료가 함께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AT&T와이어리스=고가의 전화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상회했다. 2분기 순익은 2억2800만달러(주당 8센트)로 시장조사업체 톰슨파이낸셜이 제시한 예상치의 2배에 달했으며 매출도 작년 동기보다 6.3% 증가한 4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존 제글리스 최고경영자(CEO)는 고가의 카메라폰 전략 등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AOL타임워너=자산매각에 따른 수익과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법적분쟁 해소 등으로 지난 2001년 AOL과 타임워너 합병 이후 최대의 분기 실적을 냈다. 순익은 10억6000만달러(주당 23센트)로 작년 동기의 3억9600만달러(주당 9센트)에 비해 2배 이상 늘었으며 매출도 월가의 예상치를 2억2000만달러가량 웃돈 10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케이블채널인 코미디센트럴 매각 수익과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MS로부터 7억5000만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낸 것이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 그러나 온라인사업부 AOL의 부진은 계속됐다. 서비스 가입자수가 2분기에만 84만6000명이 감소했고 매출도 6% 줄었다.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의 분식회계 조사를 둘러싼 먹구름도 여전하다.

 ◇루슨트테크놀로지=루슨트는 3분기(4∼6월) 2억5400만달러(주당 7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손실규모 80억3000만달러(주당 2.34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분기 매출 역시 작년 동기 29억5000만달러에 비해 33%나 줄어든 19억7000만달러를 달성했다. 비용절감 노력에 힘입어 손실은 줄였지만 13분기 연속 손실로 지난 3년간 총 300억달러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기타=소프트웨어업체 CA는 비용절감과 매출증가 덕분에 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미국 최대 컴퓨터 게임제작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는 분기 순이익이 1840만달러(주당 12센트)로 전년 동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었고, 인터넷 검색업체 오버추어서비스도 분기 매출이 2억6530만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74% 증가했다.

 반면 세계 2위의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EDS가 분기 순익 1억3800만달러(주당 28센트)로 작년 같은 기간 3억1600만달러(주당 64센트)에 비해 56% 감소했으며 유럽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2분기 순이익이 7950만달러(주당 9센트)로 작년 동기보다 24% 줄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 2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117억대만달러( 3억4000만달러), 매출액은 13% 늘어난 500억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0분기 연속 적자에 시달려온 LSI로직은 일본 현지공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