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산업 국제회의]세션별 발표·토론

◆제1세션: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

 

  <한국,상향식 경제의 틀 도입해야>

 ◇존나이스빗 중국 난징대 교수

 지난해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일본과 미국이 탈락한 상태여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미래로 가기 위한 마지막단계에 와 있다고 본다. 이미 어떤 국가보다도 IT분야에서 앞서나가는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현재를 짚어보고 발전전략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행사가 시의적절한 시기에 마련돼 주목된다. 지난 97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강력한 회복세를 보여 온 한국은 경제분야에서도 4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서 한국은 인터넷 산업에서처럼 기업가를 통한 상향식(bottom-up) 방식을 통해 새로운 경제를 만들거나 경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경제위기 이후 한국에도 기업가 정신이 고양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정부는 기업가들을 양성하고 지나친 개입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최근 트레이드마크와 브랜드의 세계적 인지도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며 특히 트레이드마크에서 ‘트러스트마크(Trustmark)’로 이행중이거나 그렇게 돼야 한다. 예컨대 세계 수준의 지역상품을 생산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외투자 유치만큼이나 해외 인재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21세기 경제체제에서는 자유무역과 개인 직접투자, 그리고 정보와 이민의 흐름이 중요하다. 자유 경쟁시대에서의 성공은 인적자원, 동기화, 기업가 정신, 그리고 해외인재들에 대한 개방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인적자본이 질과 양적인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이므로 교육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를 차지해야 한다. 다만 기술교육과 병행해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요소와 전통과의 조화>

 ◇기 소르망 에디션스 소르망사 대표

 그동안 한국을 자주 방문해 많은 대학에서 강의해 왔은데 최근 들어 느끼는 것은 학생들의 자기표현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고 커다란 변화다. 이같은 추세는 학생들을 좀더 개방적이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느냐 보다는 말하는 그 자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인재가 육성되고 새로운 세대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제도도 내용보다는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또한 관주도형 경제 전통을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변화해야 한다. 최근엔 정부도 변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스스로는 변화하는데 인색한 면이 없지 않다. 개혁하려고 한다면 스스로 변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제 사회에서 선두권에 서기 위해서는 국가와 상표의 국제적 인지도(지명도)가 어느 정도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한국이 국제적인 상표를 몇 개나 갖고 있느냐가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를 결정할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서는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고 한국은 그동안 이러한 경쟁을 성공적으로 이겨내 왔다. 그러나 사스와 같은 돌발변수가 언제든지 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유연성을 제고해야 하고 사회의 유연성 제고를 위해서는 교육부문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세계화된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수출상품이나 서비스에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부가가치화해야 한다. 문화가 수출되거나 상품화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살아 있어야 하고 세계적인 요소와 전통적 요소, 현대적 요소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

◆제2세션: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

<다양성 기반의 경제 육성>

 장 클로드 베르텔레미(프랑스 파리 제1대학 경제학과 교수)

 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에서 특화된 산업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성을 살린 경제를 추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즉, 한국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문화, 레저, 의료, 의약품 관련 생물산업 등의 수요가 활발할 것이므로 이에 주력할 것을 제안한다. 기존 산업은 개도국 특히 중국시장 진출을 통해 활력을 찾을 수 있으나 이는 신중히 진행해야 하며, 중국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섬유 부문에 대한 수출확대는 어려울 것이다.

 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캐시카우 산업 육성에는 회의적이다. 다양성이 바탕이 된 경제는 같은 위험 수준에서 더 많은 투자와 생산이 가능하다. 다양화된 경제를 통해 벤처자본을 활성화하며 지식기반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특정산업의 재화를 수출하고 다른 산업의 재화를 수입하는 것보다는 동종산업간의 무역을 추구해야 한다. 국가간 수직적 제품차별화 내지는 생산성의 분업은 외국기업과의 합작 및 협력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미래기술 상품화가 최우선과제>

 요시오 니시(미국 스탠퍼드대 전자공학과 교수)

 한국은 80년대 이래 전자산업,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으나 급변하는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과거의 성장을 지속하는가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주변국들을 보면 중국은 통신과 웨이퍼 가공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일본은 포스트DRAM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며 나노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후발주자에서 기술 선도국으로 변화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는 한국은 가능한 미래기술 개발과 기술들의 빠른 상품화 및 이런 기술들에 대한 시장개척을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현상황에 대한 바르고 빠른 판단과 수행, 국제적 산학연계 활성화, 연구개발 및 생산에서 현재의 미·일 의존구도를 탈피한 세계화, 높은 교육수준을 바탕으로 한 인적자원 활용의 극대화가 필요하다. 특히 거품을 보였던 IT와 달리 실질적인 성과를 많이 얻을 수 있는 나노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반도체와의 접목 등 유망분야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제3세션: 주력 기간산업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투자> 

 ◇루드비히 발츠(독일 보쉬가솔린시스템 사장)

 향후 자동차 기술은 최적화된 기존의 엔진(가솔린, 디젤)이 얼마간 승용차의 동력으로 굳은 입지를 유지할 전망이다.

 일본과 한국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등장하겠지만 미국에서는 디젤 차량이 곧 정착될 전망이므로 동력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다. 하이브리드와 같은 대체 동력장치는 오는 2010년부터 주요영역에서 주를 이룰 전망이다. 자동차 내의 전기 및 전자제품의 가격상승에 따라 승용차의 평균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다.

 승용차 내부에 안전과 편안함을 위한 전자기계시스템이 보다 많이 장착되며 그에 따라 마이크로전자제품이나 센서들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또 가까운 미래에 수력학이 전자기계화 시스템으로 단계적으로 대체되고 자동차 내의 원격조정과 통신 시스템이 대폭 성장할 전망이다.

 

  <‘과학과 기술’ 강조하는 접근방식의 도입>

 ◇후루카와 유지(전 일본정밀공학회 회장)

 미국과 일본은 80년대 중반 이후 정보기술과 생명공학기술의 접목, 불필요한 부분의 구조조정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중량·대형 제품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제조업계는 아직 일본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저조하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제품의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과학과 기술’을 강조하는 접근방식을 적용해 날로 새로워지는 기술, 신제품, 그리고 기업의 확대와 같은 과제를 수행해야 하며 제조업 관련 교육은 현재 시장에서의 요구에 부응할 만한 교육과정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재료과학, 디자인, 제조, 도량형학, 품질보증과 같은 구 교육과정에 기반을 둔 현재의 제조업 교육을 ‘경영과 기술(MOT: Management of Technology)’에 보다 초점을 둔 과정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원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제4세션: 미래 유망산업

 <바이오, 아웃소싱이 유효한 방법>

 ◇한스-귄터 가센(독일 다름슈타트대 생물기술학과 교수)

 바이오 기술은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부문이다. 의료, 식량공급, 자연보호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 생명공학의 중요성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한국이 생명공학 분야의 세계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동차 등 생산기술, 기계산업, 전자, 발효식품 등 전통적 강점분야 활용과 국제적 경쟁력이 미확보된 분야에서의 선진국과의 교육, 기술제휴 등을 통한 팀 구성이 필요하다. 유전자 조작분야의 경우 미국이 독주, 타국가와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에 주력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세계적 수준의 대기업이 유망분야를 아웃소싱하는 것이 시간과 학습단계를 줄이는 유효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치료시장보다는 상품시장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생활을 질을 높이는 ‘라이프스타일 제품’ 중 가능한 분야에 집중해 볼 만하다. 예컨대 당뇨병 치료를 위한 인슐린 전달시스템, 자유롭게 움직이는 정신적 능력상실 방지(치매 등) 제품 등을 들 수 있다.

 

 <연구개발자원의 최적화>

 ◇최규용(미국 메릴랜드대 화학공학과 교수)

 미래 한국의 발전은 인적자원의 교육과 훈련, 산업간 시너지, 핵심기술의 획득, 연구개발 자원의 최적화에 달려 있다.

 전통적인 주력산업에서 젊고 유능한 기술자의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과학과 기술분야로 유도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정책이 요구된다.

 또한 과학자 및 기술자들의 교육과 훈련도 계속되어야 한다. 지식기반형 미래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핵심 물질과 구성요소들이 산업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조정과 집중되어야 한다.

 선진국에 뒤떨어진 핵심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 네트워크를 포함, 대학 및 타국가 연구기관과의 세계적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개발해야 한다. 또 연구개발 자원낭비를 줄이고 최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정부, 대학, 그리고 산업부문들이 좀더 효과적인 하부조직을 발전시키고 건설적인 협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제5세션: 한국의 하세대 성장동력

 <글로벌화가 비용절감> 

 ◇로버트 위버(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

 정보혁명은 정보수집과 프로세싱 과정과 정보전달에 필요한 비용을 대폭 삭감시키고 있다.

 기존 요소들이 생산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하는데 반해 정보산업은 조달, 경영, 마케팅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하며 상품의 시장주도형 거래에서 계약과 관계 중심 거래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또 세계 시장으로의 접근비용을 줄임으로써 조달과 마케팅 부문에서 국제적인 범위를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서비스화는 회사의 서비스 기능 과정을 외형화함으로써 모니터링과 거래에 필요한 비용을 축소시켜줄 것이다.

 이런 정보관련 산업의 발전가능성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환경과 세계경제환경의 조화는 가치창출방식을 구 상품 모델에서 새로운 국제 경제로 전환하는데 필수적이다. 또 거래와 기업운영에서의 투명성은 정보혁명에 인한 성장기회를 실현시키는 선결조건이 된다. 따라서 경쟁을 장려하고 개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규제의 수정,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이용, 서비스산업을 위한 시스템 마련, 국제적 협력프로젝트 참여도 적극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서비스 위주의 접근방식필요>

 ◇이금룡(이니시스 사장)

 서비스산업은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성장동력이며 제조업의 경쟁력은 서비스 산업의 지원에 점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서비스 위주의 접근방식을 선호하고 있으며 정보기반 서비스는 디자인, 기술, 정보, 민감성과 같은 정보가 필수적이다. 이는 곧 부가가치 기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 또 IT응용제품은 가격경쟁력과 소비자 만족에 있어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 산업구조도 분배와 물류산업, 그리고 정보분야의 발전과 더불이 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속에 e비즈니스의 발전을 기반으로 제조산업 분야에서의 신생기업과 향상된 경쟁력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 디지털산업의 경쟁력은 크게 높아졌으며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비즈니스의 탄생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하에서 제조산업은 핵심 경쟁력 부문을 책임지되 핵심부문에 기여하는 지엽적인 작업은 아웃소싱을 해야 한다. 최대 이윤을 위해 핵심기술은 보유하되 새로운 e상업시대를 맞아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인 관계구축, 상호간 발전, 조언 등을 통한 협력적인 작업관계 유지, 장기적인 관계 가능성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발전시켜야 한다. <정리=홍기범 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