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에는 이미 예고했듯 지난 회에 소개한 전자식 유압브레이크(EHB) 시스템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개념인 ‘전자식 브레이크(EMB:Electro Mechanical Brake) 시스템’을 소개한다.
EHB가 기존 유압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액추에이션 파트와 브레이크 페달을 연결하는 유압라인을 전기적 신호로 대체해 제어하는 시스템인 반면 EMB는 기존 자동차의 모든 유압라인이 삭제된 시스템으로 모든 제동을 전기전자장치로 제어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브레이크 시스템 가운데 가장 발전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EMB는 차량에 적용되던 유압브레이크 시스템 대신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힘을 전기적 신호로 전환해 제동한다. 운전자가 페달을 밟으면 페달에 부착된 시뮬레이터가 이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 ECU에 전달하고 ECU는 차량 상태 및 제동력을 연산해 전동캘리퍼를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EMB는 또 기존 ABS·TCS·BAS·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기능을 통합제어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차량의 자세를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EHB와 마찬가지로 기존 유압방식의 제동시스템을 전기적 신호로 대체해 제어하는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rake By Wire)’ 시스템의 연장선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 브레이크 시스템이기도 하다.
EMB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자동차는 마스터 실린더와 부스터 등 기존 유압라인의 부품 중 다수가 필요없게 돼 제동 관련 부품이 크게 줄어든다. 이로 인해 브레이크 시스템의 구조가 단순해지므로 자동차 설계시 유연성이 대폭 늘어난다.
자동차에 브레이크 시스템을 장착하는 것도 한층 더 자유로워진다. 브레이크 페달을 지금의 위치에 고정할 필요없이 운전자가 가장 편리한 곳에 설치할 수 있으며 더욱 발전할 경우에는 스티어링 휠에 버튼 형식으로 장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특히 EMB는 유압이 전달되는 시간이 필요없고 차량 제동력의 최적 제어가 가능하므로 EHB보다 5% 정도 제동거리가 짧다. 그만큼 운전자의 안전성이 한층 향상될 뿐만 아니라 전자적 제동으로 인해 브레이크 페달 사용이 매우 쉬워지고 떨림현상이나 제동 소음도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빙판길이나 급커브길 등에서 EHB에 비해 더욱 뛰어난 제동력을 보여 자동차가 쏠리거나 기우는 느낌을 거의 받지 않아 운전자의 승차감은 한층 향상된다.
현재 보쉬에서는 시제품을 개발해 테스트 카에서 시험 중이며, 테베스는 이미 시제품 개발을 마치고 오는 2006년 후륜에 장착할 예정이다. 2008년에는 4륜에 적용하기 위해 BMW 7시리즈와 벤츠 E클라스 적용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TRW에서도 2006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벤츠 S클라스에 적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료 제공=현대모비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