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질환 예방 및 진단, IT업계의 새 화두로 부상

 ‘당신은 회사 업무로 인해 하루에 4시간 이상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합니까. 혹시 어깨가 결리거나 손목이 아프다면 회사에 진단과 조치를 요구하십시요.’

 단순 반복작업이나 인체에 부담을 주는 근무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 및 진단이 정보기술(IT) 산업계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개정된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규칙에 따라 근골격계 질환이 우려되는 모든 사업장은 예방프로그램을 반드시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부가 ‘1일 4시간 이상의 컴퓨터 작업’을 근골격계 부담작업범위로 명시, 거의 모든 IT기업들이 예방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며 위반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에 발맞춰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시장에 나와 틈새수요를 노리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마우스, 프린터 등을 이용해 업무를 처리하면서 유발될 수 있는 근막동통, 안구건조증, 두통 등 VDT(Visual Display Terminals)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솔루션들이다.

 아이엘아이소프트(대표 강윤규·고려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근골격계 질환 진단 및 예방 소프트웨어인 ‘MSDs’와 통증차트시스템을 개발, 렉스소프트를 판매사로 선정하고 제품공급에 나섰다.

 이 회사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안산병원, 한양대 산업공학과, 한국산업안전공단 등과 함께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노동현장 조건과 의료진단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3차원 통증차트시스템은 서울 아산병원, 동국대 한방병원 등 150여개의 병의원·통증클리닉·한의원 등에 공급되면서 올해 판매실적이 2000카피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규 사장은 “근육 관련 통증환자의 대부분은 정확한 처방과 적절한 운동만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돼 왔다”면서 “양·한방 협진을 통한 통증진료를 통해 근로자들의 고통을 해소하고 관련 분야에서 글로벌 표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인간공학회(회장 이남식)도 대우조선해양과 인간공학프로그램 용역계약을 맺고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3M·에프씨바이런·키타산업·에스엔엠테크 등이 손목의 피로를 줄여주는 마우스 및 키보드를 선보였다.

 또한 주연테크컴퓨터(대표 송시몬)가 11가지 전자파 차단기능을 채택한 PC를 판매하는 등 앞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포괄하는 근골격계 질환 예방용 제품들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