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아성에 도전한다

이니시스·다음쇼핑도 잇따라 출사표

‘옥션 천하 막내리나.’

 옥션이 사실상 독점해온 온라인 경매시장에 변화 조짐이 불고 있다. 대형 포털과 쇼핑몰·지불결제 업체들이 옥션의 아성에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매 2위 업체 이셀피아는 24일 젠네트웍스와 전격 합병을 결의해 인터넷 경매시장 재편에 불을 댕기고 있다. 이셀피아와 젠네트웍스의 합병이 성사되면 인터넷 경매와 관련해서는 두개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돼 비교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경매시장은 초기 단계였던 90년대 말 옥션과 이쎄일·와우 등 3개 업체가 경쟁하면서 성장했다. 이어 옥션은 이재현 사장 체제 이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로 방향을 틀면서 사실상 인터넷 경매시장을 평정했다. 옥션이 내건 마켓플레이스는 개인간(C2C) 거래모델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인터넷 쇼핑몰이다.

 젠네트웍스는 24일 이셀피아와 인수·합병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윤용 사장은 “오프라인 컴퓨터 유통업체인 젠네트웍스의 인프라를 활용해 경매모델을 새롭게 바꿀 계획”이라며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와 풍부한 자금을 기반으로 인터넷 경매 수위 자리에 다시한번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인터파크구스닥도 ‘옥션 천하’ 체제에 도전장을 던졌다. 구스닥은 이번달 옥션과 똑같은 사업모델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기치로 내걸고 사이트를 전면 개편했다. 구스닥은 2000년부터 운영해온 흥정 쇼핑몰에 C2C 흥정거래와 경매모델을 새롭게 도입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e마켓플레이스가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구영배 사장은 “옥션에 이어 국내 2위 수준인 16만개의 상품을 이미 확보해 빠른 시일 내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금룡 전 옥션 사장이 대표인 결제업체 이니시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전자상거래 사업 ‘초읽기’에 들어간 이니시스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의미하는 ‘온켓(http://www.onket.com)’으로 쇼핑몰 이름을 확정하고 9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온켓은 자사의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소 전자상거래 업체를 한 자리에 모은 쇼핑몰이다. 하지만 이금룡 사장이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경매와 공동구매가 대표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여 옥션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다음쇼핑도 경매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그동안 이쎄일측에 경매사업을 대행해 온 다음쇼핑 계약이 만료되는 9월 이후부터는 독자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이미 전담팀(TFT)을 구성하고 하반기를 목표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다음쇼핑측은 경매사업을 서비스의 하나로 애써 축소하고 있지만 ‘다음경매’가 오픈할 경우 회원수를 고려할 때 옥션의 아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